생존자나 정부대응팀, 취재진 통역 도맡아 지원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충돌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헝가리 현지 교민들이 따뜻한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사진=BBC캡처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충돌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헝가리 현지 교민들이 따뜻한 자원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사진=BBC캡처

 

 

지난 달 29일 밤 9시4분(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5분)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닷새째인 2일에도 현지 교민들의 통역과 심리 상담 등 자발적 자원봉사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실종자 가족이나 구조자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공유되고 도움의 손길을 주는 조직적인 봉사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9일 한국인을 태운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이후 현지 교민들 사이에서는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 만들어졌다. 

교민들은 채팅방에 실종자 가족이나 생존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며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부다페스트 성결교회 신기재 목사(헝가리 24년 거주)는 이날 뉴시스 취재진과 만나 "선교사들이 단톡방에 필요한 정보를 올리고 생존자들에게 어떠한 어려움이 있다고 공개하면 자원해서 돕고 있다"면서 "한인학교에서 헝가리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자원봉사 때문에) 못 간다고 학부형 채팅방에 올렸더니 '괜찮다'면서 뭐든지 도울 일이 있으면 연락 달라는 응답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어 "지난 번 생존자들이 병원에 있다가 퇴원해서 호텔로 가는데 누가 도움을 줄 사람 있는지 대사관에서 연락을 받아 단톡방에 올렸더니 한 선교사의 사모님이 바로 확인하고 도와줬다"면서 "이분은 정신분석학을 전공했고, 트라우마 치료에 대해 관심이 있는 전문가인데 딸들과 함께 이틀 동안 생존자들을 직접 케어했다"고 전했다.  

특히 현지 교민들은 주로 생존자들이나 피해자 가족들의 헝가리어 통역 봉사를 하고 있었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의 통역이나 사고 현장 취재하러 온 한국 언론사의 취재 지원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헝가리에 온 지 8년이 된 선교사 임충현 씨는 "현지 교민들이 다들 마음 아파하고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겠다는 의견들을 전달해 온다"면서 "기자들의 현지 코디나 취재 지원, 대응팀에서 통역하는 분들도 계시고 여러 방면에서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침몰 사고 발생 초기부터 한국과 헝가리 정부의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임 선교사는 전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달 31일부터 1박2일 동안 부다페스트 사고 현장을 방문해 현장지휘를 하고 헝가리 당국에 수색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계속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헝가리 정부도 최대한 조치를 취하고 우리 정부와 계속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임 선교사는 "지금까지 한국 정부와 헝가리 정부의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면서 "헝가리 정부에서 편의를 굉장히 많이 봐주고 도와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헝가리 현지 교민은 약 1700여명으로 이 중 500여명이 의대 유학생들로 구성됐으며 한인회는 결성돼 있지 않다. 

이렇듯 자원봉사는 그 자체로 사고수습을 지원하는 의미도 있지만 현지 교민들간의 유대감 강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자원봉사가 단순한 볼런티어의 개념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한 곳으로 묶는 매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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