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자격요건 못갖췄지만 그대로 결재 통과

순천시청 전경.
순천시청 전경.

 

 

전남 순천시가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지원자를 자원봉사센터장으로 채용했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7일 감사원이 공개한 '지역토착비리 등 기동점검Ⅳ' 감사결과에 따르면 순천시는 지난해 7월 2018년 제1회 순천시 자원봉사센터 임직원 채용 시험 공고를 한 뒤 서류심사와 면접 심사를 거쳐 8월 1일 단독 응시한 A 씨를 센터장으로 채용했다.

순천시 채용 담당 직원 B 씨는 A 씨를 서류심사에서 합격시킨다는 내용으로 자원봉사센터 임직원 채용 서류심사 결과를 만들어 결재를 올렸고 상급자는 전결 처리했다.

감사원 감사결과 A씨가 과거 일했던 자원봉사센터는 광역 자치단체에 등록돼 있지 않아 A씨는 행정안전부의 자원봉사센터 운영지침에서 정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직원 B씨는 A씨가 응시 자격을 갖추지 않았던 만큼 서류심사에서 불합격 처리해야 했지만, 관련 내용을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센터장의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A 씨의 채용을 취소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순천시에 주문했다.

관련 공무원에 대해서는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경징계 이상 징계 처분할 것을 통보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A씨가 일했던 자원봉사센터는 순천시에 등록된 단체여서 채용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며 "채용 담당 공무원은 법령을 면밀하게 살펴보지 못한 점이 인정돼 감사원의 요구에 맞춰 처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의 자원봉사센터는 행정자치부 지침을 근거로 지난 1996년부터 설치를 시작했다.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전국 247개 지방자치단체에 자원봉사센터 설치를 완료했다. 현재는 전국에서 246개 자원봉사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영을 하는 경우도 있고, 위탁을 하는 곳도 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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