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국과 다른 중국의 당 주도형 자원봉사 문화

중국은 낙후된 농촌을 개발하기 위해 청년 자원봉사자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도시출신 청년들이 농촌 자원봉사를 지원하는 모습. 사진=EBS 캡
중국은 낙후된 농촌을 개발하기 위해 청년 자원봉사자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도시출신 청년들이 농촌 자원봉사를 지원하는 모습. 사진=EBS 캡처. 

 

세계 각국의 자원봉사 상황은 나라마다 천차만별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자연재해가 많은 지역별로 촘촘하게 자원봉사 조직이 구성돼 있다. 그리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편이며, 관 주도보다 민간영역이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지진 등의 국가적 재난이 닥칠 경우 관에서 수습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민간영역의 자원봉사 망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경우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자원봉사 문화가 태동했고, 당시만 해도 관 주도의 성격이 강했다. 국민들도 거의 처음 자원봉사라는 문화를 접하게 됐고, 자생적 자원봉사 개념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자연히 정부 주도의 반 강제 성격도 있었다. 지금은 민간영역이 많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전국의 자원봉사센터가 사실상 그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는 행정자치부 지침을 근거로 지난 1996년부터 설치를 시작했다.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전국 247개 지방자치단체에 자원봉사센터 설치를 완료했다. 현재는 전국에서 246개 자원봉사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영을 하는 경우도 있고, 위탁을 하는 곳도 있다. 운영 형태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정부 예산이 투입돼 운영되는 사실상의 정부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의 자원봉사 문화도 관 주도 성격이 강한 편이다. 중국 공산당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국가통제 시스템이 구축돼 있기 때문에 자원봉사라는 자생적인 문화는 설 자리가 없었다. 그 전통은 지금도 남아 있다. 

 

사진=EBS 캡
중국의 청년 자원봉사자가 티셔츠를 입고 있다. 사진=EBS 캡처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2022년까지 1천만명 이상의 청년 자원봉사자를 농촌에 보내 낙후 지역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1960년대-70년대 문화대혁명의 재연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자 중국 매체들은 문화 및 기술, 의료 봉사의 일환이라며 일축했다.

최근 관찰자망(觀察者網) 등 중국 매체들은 중국 공청단이 향후 3년간 농촌 지역에 청년 자원봉사자 1천만명 이상을 파견하기로 했으며, 우선 1만여명의 간부를 선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공청당은 노인들만 가득한 농촌에 청년들을 보내 농촌의 발전을 도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핵심 정책인 탈빈곤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앞서 시진핑 주석도 문화대혁명 당시 산시(陝西)성의 농촌으로 내려가 노동을 하며 청년기를 보낸 바 있어, 이런 경험이 접목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이들 젊은 청년이 농촌에서 자원봉사를 함으로써 농촌의 문화 및 기술을 발전시키고 청년층의 실업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장린빈 중국 후난(湖南)성의 농촌 마을 부대표는 "현재 중국 농촌은 컴퓨터 등 과학기술을 활용해 혁신해줄 수 있는 젊은이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청년 자원봉사단은 과거 한국에서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했던 '농촌봉사활동'과는 다른 것이다. 공산주의청년단이라는 당 공식 단체가 설립해 중국 정부의 통치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자원봉사라는 이름을 차용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이처럼 중국의 자원봉사 문화는 중국 권력기관의 선전선동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자원봉사 문화는 그 뿌리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다. 한국은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그 핵심축이 이전되고 있는 상황에 있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도 관 주도 문화가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셈이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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