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4천600명에게 이발 자원봉사를 해온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 김진묵씨.(사진=삼성전자 웹사이트)
20년간 4천600명에게 이발 자원봉사를 해온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 김진묵씨.(사진=삼성전자 웹사이트)

 

군대에서 배운 기술로 근 20년간 4천600여명을 상대로 '이발 봉사'를 한 삼성 직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삼성전자 경기도 기흥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파운드리사업부의 김진묵(42·시니어 프로페셔널) 씨.

'가위손 엔지니어'라는 별명을 가진 김 씨의 이발 경력은 1996년 군 복무 시절에 시작됐다.

삼성전자 입사 후 통신병으로 입대한 그는 동기들의 머리를 깎는 임무를 부여받았고, '반강제'로 갈고닦은 기술을 '자발적으로' 발휘하기 위해 전역 직후인 1999년 사내 봉사단체인 '사랑손 동호회'를 만들었다.

김 씨를 비롯한 동호회원들은 매주 둘째, 셋째주에는 경기도 용인 아리실복지원을, 넷째주에는 세광정신요양원을 각각 찾는다. 이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 대접 등 다른 봉사활동도 한다.

직장생활로 늘 피곤에 절어있으면서도 묵묵히 봉사활동을 하는 남편을, 부인도 함께 따라나섰다. 여름이면 삼계탕을 끓이고, 겨울이면 송편을 빚어 어르신들에게 대접한다. 아들은 걸음마도 하기 전에 엄마의 등에 업혀 봉사활동 현장을 지켜봤다고 한다.

 

지난 2003년 방글라데시의 한 마을에서 이발 봉사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 김진묵씨.(사진=삼성전자 웹사이트)
지난 2003년 방글라데시의 한 마을에서 이발 봉사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 김진묵씨.(사진=삼성전자 웹사이트)

 

특히 김씨는 사내 우수봉사 활동자를 대상으로 한 삼성전자 해외봉사 활동에도 참여해 방글라데시와 필리핀에서 이발 솜씨를 뽐냈다.

지난 20년간 4천600여명의 이발을 도왔다는 '이발 달인' 김씨는 자신의 머리도 집에서 직접 깎는다고 한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고난도의 '투블록 컷'을 시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삼성전자 자체 뉴스룸에 사연이 소개되면서 동료 직원들 사이에서 '스타'가 됐다.

회사 관계자는 7일 "사랑손 동호회는 매주 화요일마다 미용원 원장을 초청해 봉사자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임직원이 김 씨의 뒤를 이어 '사랑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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