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기사는 중앙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더,오래]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55)"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칼럼의 내용이 피처링이 추구하는 자원봉사와 나눔의 철학을 매우 잘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해 이렇게 독자여러분들에게 '공유'합니다. 특히 재무전문가인 신성진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가 제시한 나눔 선생 기부와 관련된 일종의 공식을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만들었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앞으로 이 공식을 자주 활용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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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이 몹시 몰아치던 늦은 밤 작은 호텔로 비에 젖은 노부부가 찾아왔다. “예약은 안 했지만 혹시 방이 있습니까?”. 하지만 인근 도시의 행사 때문에 빈 방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고 주변의 모든 호텔도 마찬가지 사정이었다. 종업원은 “손님, 정말 죄송합니다. 객실이 없습니다. 하지만 비도 오고 늦은 시간이니 차마 나가시라고 할 수 없군요. 괜찮으시다면 누추하지만 제가 자는 방이 있는데 괜찮을까요?”라며 자신의 방을 제공했다. 노부부는 한동안 망설였지만 종업원의 간곡한 권유로 그의 방에서 하루를 묵었다.

다음날 아침 그들은 계산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을 위해 미국에서 제일 좋은 호텔을 지어주겠소.” 종업원은 노부부가 농담을 한다고 생각하고 미소로 대답하고 공손히 인사했다. 그리고 2년 후 그는 그 노부부로부터 뉴욕으로 오라는 초청장과 비행기표를 받았다. 종업원이 도착하자 노부부는 그를 길 모퉁이의 웅장한 새건물 앞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이것이 내가 당신에게 지어주겠다고 약속한 그 호텔이요.” 이 노인은 월리어 월도프 아스토였고 그 건물은 그 유명한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이었다. 친절을 심은 결과 작은 호텔의 일개 종업원이었던 조지 볼트는 세계적인 호텔의 지배인이 되었다.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이런 이야기는 지어낸 것이 아니라 실화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 다양한 곳에서는 지금도 많은 선행과 선행에 대한 보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브 앤 테이크’에 익숙한 많은 사람은 먼저 베풀고 또 베품을 받는 선순환속에서 살아갑니다. 이런 것에 대한 기대가 없으면 우리 사회는 유지되기 힘듭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기생충’, ‘82년생 김지영’, ‘조커’ 같은 영화에서 아픔과 상처, 갈등과 폭력을 봅니다.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어서 많이 불편합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함께 아파하고 있는 정치 현실도 협상과 타협보다는 적대적인 공격과 상대에 대한 부정이 가득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나눔과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는 지극히 낭만적이고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은 그 어떤 시대보다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측면에서 나눔의 시대, 나눔이 돈이 되는 시대, 나누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라고 합니다. 나 중심의 ‘Me Economy’ 시대가 가고 ‘We Economy’의 시대가 왔다고 합니다. 공유와 협력이 중요해지는 시대, 돈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나눔의 공식을 만들어 봤습니다.
 
나눔을 공식으로 나타내면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요? 나눔, 남을 위해 우리가 베푸는 선행, 누군가에게 무상으로 하는 기부 등에 대해 아주 직관적으로 설명하려면 어떤 공식을 만들 수 있을까요?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이런 공식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남을 돕는 사람을 보면 표정이 밝고 건강하다. 그것이 바로 Helper’s High 효과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면 나눔을 실천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남을 돕는 사람을 보면 표정이 밝고 건강하다. 그것이 바로 Helper’s High 효과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면 나눔을 실천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Sharing= Their Benefit + Helper’s High + Boomerang Benefit
(나눔= 도움을 받는 사람이 얻는 혜택 + 돕는 자의 기쁨 + 되돌아오는 혜택)

 
나눔이란 나눔의 대상들이 받는 혜택이 있고, 나누는 사람들이 얻는 심리적인 만족, 그리고 나눔이 나에게 되돌아오는 유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시간, 에너지, 돈을 나눌 때 이 세 가지 차원에서 생각해 보고 지혜롭게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나눔을 받는 사람이 얻는 유익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나의 나눔이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가가 중요합니다. 나는 나름대로 나눈다고 하는데 받는 사람 입장에서 전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거나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입장이 아니라 베푸는 자신의 입장에서 나누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나누는 입장에서는 엄청 억울할 수 있습니다. 나는 나름 큰 손해나 희생을 감수하면서 나누는데도 불구하고 큰 도움이 안되었다면 화가 나는 일이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누기 전에 먼저 이 나눔이 도움을 받는 ‘그’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둘째, Helper’s High, 나누는 자의 기쁨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자신이 스스로 원해서 하는 나눔은 기쁨을 선사합니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느끼는 상태를 Runner’s High라고 하는데, 기부, 선행, 자원봉사 등을 하는 사람들이 갖게 되는 심리적인 만족감, 정서적인 편안함을 Helper’s High라고 합니다.
 
남을 돕는 사람을 보면 표정이 밝고 건강합니다. 사람이 좋아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바로 Helper’s High 효과입니다. 심리적인 거야 이해가 되지만 육체적인 건강에도 영향이 있다는 것은 잘 안 믿어집니다. 하나만 같이 살펴볼까요? 1988년 하버드 의과대학교에서 실험을 했습니다. 700여 명의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은 무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다른 그룹은 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1개월 정도 지속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관찰했습니다.
 
변화는 대가 없이 봉사활동을 한 그룹에서만 나타났습니다. 면역항체 수치가 월등하게 올라가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Helper’s High가 심리적인 영향뿐 아니라 몸,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하버드 대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검증되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면 운동도 좋고 명상도 좋지만 나눔을 실천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Boomerang Benifit이 있습니다. 나눔은 다양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동물 사회가 아니라 오랜 세월 그렇게 살아온 인간의 세상이기 때문에 나눔은 다양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내가 도와준 사람이 직접 돕기도 하고, 내가 돕는 것을 본 다른 사람이 멋진 사업 기회를 선물하기도 합니다. 다만 나눌 때 돌아오는 혜택을 기대하고 나누면 늘 부작용이 있습니다. 개념적으로 나눔을 이렇게 이해하는 것은 좋지만 나눔을 기정 사실화해서 기다리면 서로 기쁨과 감동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나눔의 크기를 키우면 더 좋지 않을까?

 

내가 나눔을 결심해서 실천하면 내일은 또 누군가가 나의 나눔 때문에 또 다른 나눔을 결심하게 된다.
내가 나눔을 결심해서 실천하면 내일은 또 누군가가 나의 나눔 때문에 또 다른 나눔을 결심하게 된다.

 

 
제가 만든 공식에 따르면, 나눔의 크기는 내가 베푼 나눔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받는 혜택의 크기가 클수록, 나누면서 내가 얻는 심리적인 만족과 기쁨이 클수록, 그리고 때때로 나눔의 결과로 내가 받는 또 다른 유익이 클수록 커집니다. 가능하면 같은 나눔이라도 지혜롭게 나누어서 나눔의 가치를 키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어떤 나눔은 나는 큰 결심을 한 것이지만 실제로 받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기부와 봉사가 있고, 그 과정에서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나눔이 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기는커녕 불만과 불평이 되돌아오는 나눔도 있습니다. 모든 나눔을 계산적으로 할 수 없지만 가끔 이 공식을 적용해 보면 나눔을 결정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나눔이 우리 주변과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특효약입니다. 내가 나눔을 결심해서 실천하면 내일은 또 누군가가 나의 나눔 때문에 또 다른 나눔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런 선순환이 우리 주위에서 계속 발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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