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3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드론을 이용한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쿠드스군) 사령관의 사진을 들고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미국이 3일 드론을 이용한 공습으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한 것과 관련해 이란은 ‘강력한 보복(Forceful Revenge)’을 맹세했다.

미 국방부는 약 3500명의 병력을 중동에 추가 배치키로 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정면충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의 전쟁 영웅으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이어 이란의 두 번째 권력자라는 평가를 받는 군부 실력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솔레이마니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 밤 내 지시에 따라 미군은 전 세계의 ‘넘버 원 테러리스트’를 죽이기 위해 흠잡을 데 없이 정확한 공습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솔레이마니는 미국 외교관과 군 요원에 대해 임박하고 사악한 공격을 꾸미고 있었지만 우리는 그를 현장에서 잡아 끝을 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조치를 했지, 전쟁을 시작하기 위한 조치를 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한 듯 평소와 달리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연단을 내려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장군은 오랜 기간에 걸쳐 수천 명의 미국인을 죽이거나 중상을 입혔으며 더 많은 미국인을 살해할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면서 “그는 오래전에 제거됐어야 했다”면서 공격을 정당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트위터 글에서는 “이란은 전쟁에서 이긴 적이 없고, 그렇다고 협상에서 진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란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즉각 보복 공격을 다짐했다. 하메네이는 긴급 성명을 통해 “그의 순교는 그가 끊임없이 평생 헌신한 데 대한 신의 보상”이라며 “그가 흘린 순교의 피를 손에 묻힌 범죄자들에게 강력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AFP통신은 이란이 인접 아랍국가의 동맹 세력을 동원해 중동 지역에 혼란을 일으키거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방안 등의 보복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최악의 경우 이란이 미국 본토나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 또는 사우디 등을 겨냥해 탄도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공격을 감행해 전면전으로 비화될 위험이 있다고 AFP통신은 전망했다. 그러나 이란 전문가들은 이란이 미국 본토를 향해 도발을 저지를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예멘에서는 후티 반군, 이라크에서는 시아파 민병대, 레바논에서는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의 동맹 세력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을 동원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을 공격하거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특히 이라크에서 이란과 미국이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AFP통신은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의 사이버 부대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공격적”이라면서 “이란이 은행과 전력망, 소셜미디어 등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보복 우려에 미 국방부는 3500명의 병력을 중동에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AFP통신은 “미국인과 미국 시설에 대한 위협 수준 증가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적절하고 예방적인 조치로서 (추가 병력이) 쿠웨이트에 배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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