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캡처)
(사진=KBS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회사마다 재택근무, 대중교통 대신 카풀, 도시락을 대거 배송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휴가를 내기 힘든 맞벌이 부모들은 어린이집·학원 휴원과 학교 개학 연기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가정 보육에 대한 회사 차원의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4일 진행 예정이던 신입사원 채용 면접 일정을 연기했다. 또 서울 서초구 본사에 직원이 아닌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고 업무 미팅 등 일정은 연기 또는 영상회의로 대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본사 모든 직원들은 출근할 때 발열체크를 하고 체온이 37.5도 이상인 경우 귀가 및 재택 근무 조치 중이다.

사옥 내 직원식당은 1·2부로 나눠 이용토록 했다. 직원 다수가 접촉할 기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구내식당이 아닌 사무실 등에서 개별적으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사내 도시락 배달 수량을 늘렸다.


LG전자는 이날 인천사업장 직원의 가족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됨에 따라 해당 직원이 근무하던 연구동을 하루 폐쇄하고 연구동 직원들은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은 대구·청도에서 출퇴근하는 생산직 근로자에게 유급휴가를 주고 사무직 근로자는 재택근무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부터 출퇴근 버스 탑승, 건물 출입, 회의 진행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구미-수원 사업장 셔틀버스를 비롯한 일부 사업장 간 이동수단을 중단했고, 대구·경북 지역 출장 자제도 권고했다. 삼성전기도 식당, 회의실 등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하루 2차례 필수적으로 직원 온도를 체크하고 있다.

SK그룹은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내 직원들의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유좌석제를 일부 변경했다. 사흘 이상 같은 층에 예약이 안 되는 설정을 해제해서 가급적 같은 층에 앉도록 권고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은 직원들의 외부인 접촉을 줄이기 위해 일단 이날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했다.

위메프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임직원 보호를 위해 특수 근무 인력을 제외한 전 인원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재택근무를 한다고 밝혔다. 위메프는 재택근무 도입 이후에도 꼭 출근해야 하는 인력의 근무 시간과 근무 형태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하다가 교대근무와 출퇴근 시간을 조정키로 한 후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SSG닷컴은 임신한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이마트는 24일부터, SSG닷컴은 25일부터 재택근무가 시행된다. 이베이도 지난 주말부터 임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더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쿠팡은 팀별로 업무에 차질 주지 않는 선에서 더 유연하게 재택근무 정책 실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한 증권사는 임직원들에게 당분간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아닌 직원 ‘카풀’로 출근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동선이 비슷한 직원들은 삼삼오오 자가용으로 출퇴근 중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커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미화원의 사무 공간 출입도 금지했다. 당분간 사무실 청소도 각자 하고 있다.

 

 


포스코는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 21일자로 주요 사내외 휴양시설 및 후생시설을 임시 휴관하고 협력사 직원대상 집합교육도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제철소와 서울 포스코센터 전직원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루 2회(오전·오후) 체온 측정도 실시하고 있다.

또 24일부터 포항 및 경북 지역 거주자 및 방문자에 대해서 확진자 동선과 일치하는 경우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직원들이 본인의 동선과 상황을 회사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공유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연차소진을 독려하며 현장 근무인력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전사적으로 손씻기와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고 불필요한 행사나 외부회의, 회식은 되도록 피하도록 했다. 두산그룹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두산타워 사무동에 외부인 출입을 제한키로 했다. 외부인 본사 출입을 통제하는 LG·SK·현대·GS 등은 각사 본사 기자실도 잠정폐쇄했다.


어린이집과 학원들은 24일 휴원을 학부모들에게 일제히 고지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자녀를 둔 경우는 아침에 도시락을 싸고 출근을 한다. 그러나 유아를 둔 맞벌이 40대 직장인 남성은 “당장 내일부터 어린이집이 휴원한다는데 아내나 나나 다 일이 밀려 휴가를 내기 힘들다”며 “재택근무 허가 받는다고 해도 말도 못하는 20개월짜리를 데리고 어떻게 일을 하겠냐”고 호소했다.

전국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교 개학 연기에 따라 맞벌이 직원들은 가정 보육에 대한 회사 차원의 유연한 대처법을 고민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 기업 직원은 “아이를 돌보겠다고 연차를 한꺼번에 소진할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 업무 공백을 계속 만들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 “육아돌보미 등 외부인이 집을 드나드는 것도 불안한 상황이어서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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