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캡처)
(사진=SBS 캡처)

 

 

텔레그램 ‘박사방’을 이용해 성착취물을 유포한 조주빈(25·구속)의 신상이 공개된 가운데 보육원 등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온 그의 ‘이중생활’도 만천하에 드러났다.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일명 ‘박사’로 불린 조씨는 수도권 한 공업전문대학에서 정보통신을 전공했으며 재학 당시 학교 학보사(신문사)에서 편집국장으로 활동했다. 성적도 우수해 장학금도 여러 차례 탔다. 하지만 지난 23일 SBS는 “조씨가 독단적인 성격으로 다른 사람과 갈등이 잦았으며 학보사 역시 횡령 의혹으로 해임됐다”는 어느 동창생의 주장을 전했다.

 

지난달 1일 인천의 한 NGO 단체 홈페이지에 게시된 조주빈 사진. 조씨는 이 단체에서 장애인지원팀장을 맡기도 했다. 조씨는 성 착취물을 유포한 일명 ‘박사방’을 운영해온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홈페이지 캡처

조씨는 지난 2018년 졸업 후 무직상태로 지냈다. 조씨는 한 NGO(비정부기구) 단체에서 장애인지원팀장을 맡으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졸업 직전 보육원 봉사활동을 시작한 조씨는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지난해 말까지 봉사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1일 인천의 한 NGO 단체 홈페이지에 게시된 조주빈 사진. 조씨는 이 단체에서 장애인지원팀장을 맡기도 했다. 조씨는 성 착취물을 유포한 일명 ‘박사방’을 운영해온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홈페이지 캡처

 

 

경찰은 조씨가 졸업 직후 텔레그램을 이용한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어 조씨의 범행과 봉사활동 시점이 겹친다. 여성들을 협박해 디지털 성범죄를 벌이면서도 불과 석 달 전까지 아이들을 상대로 한 봉사활동을 벌였다는 점에서 충격을 안긴다.

 

해당 봉사단체는 조씨가 지난 2017년 10월 처음 방문해 “같은 지역 전문대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소개하며 “군 전역 후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다”며 동기를 밝혔다고 전했다. 조씨는 이듬해 3월까지 5개월간 봉사활동을 했고,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봉사활동 기획 등에 참여했다. 봉사단체 측은 조씨의 실명을 접한 뒤 보육원 아이 중 피해자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에 지난 23일 경찰에 직접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조씨는 학교 내에서 관내 경찰서 협조로 ‘성폭력 예방 강연’이 실시됐다고 소개하는 기사를 학보에 싣기도 했다. 조씨는 학보에 쓴 ‘안전한 ○○전문대학-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학교의 끊임없는 노력’이라는 기사를 통해 “학교 폭력 및 성폭력 예방을 위해 강연을 실시, 교내 안전을 위해 학교 측이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조씨는 텔레그램에서 총기나 마약을 판매한다는 허위광고를 올려 부당이득을 챙기는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후 2018년 12월 ‘n번방’을 모방한 ‘박사방’을 운영, 유료 회원에게 가상화폐를 받고 성착취 영상물을 유포해 억대 수입을 올렸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됐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n번방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박사방을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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