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라 켄. (사진=NHK 캡처)
시무라 켄. (사진=NHK 캡처)

 

 

일본 국민 개그맨 시무라 켄(7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망하면서 일본 당국의 소극적인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시무라는 증상이 나온 지 8일 만에 숨졌는데 첫 4일 동안 코로나 검사조차 거부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30일 소속사에 따르면 시무라 켄은 17일 처음 증상이 나타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그러다 19일 열이 나고 호흡 곤란이 오는 등 증상이 심각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이 처음 내린 진단명은 ‘중증 폐렴’. 코로나 검사는 입원 4일 만인 23일에서야 이뤄졌다. 결국 그는 양성 판정을 받고 29일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트위터에 “코로나는 평균 8일 만에 사망하는데 일본 정부는 4일 동안 (시무라를) 자택에 격리시켰다. 또 전국 보건소에서는 코로나19 검사를 거부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이를 순순히 따른 시무라 켄은 죽었다”고 일본의 방역 체계를 비판했다. 이어 “아베 신조가 시무라를 죽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트윗은 2400회 이상 리트윗되고 64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실제로 일본의사회는 지난 18일 “의사가 코로나19 검사를 권했어도 보건소가 거부하는 사례가 290건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무라 켄은 아베가 죽였다’는 반응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어졌다. 일본의 익명 커뮤니티 사이트 ‘5ch’에는 시무라의 사망 소식을 담은 기사와 함께 “아베가 죽였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한 네티즌은 “불리한 진실을 외면하지 말라. 시무라를 죽인 건 아베 신조의 무책임”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들 역시 ‘아베가 죽였다’는 내용의 댓글을 이어갔다.

현재 일본 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노인이 아닌 환자들은 나흘 동안 열이 지속하지 않으면 병원을 찾지 말라고 권하고 있으며, 의사 요청 없이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없다. 검사를 받은 환자 수 역시 4만8000여건에 불과하다. 일본의 인구 절반 수준인 한국의 검사 수가 39만4000명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치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발표된 1866명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의사회 요코구라 회장은 3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현재 감염 증가세를 볼 때 언제 긴급사태 선언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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