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한 손님이 아기를 눕힌 '요람'를 식사용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밥상 위에 유모차 분리해 올려놓고 식사한 손님”이라는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 속 식당 테이블 위에는 유모차에서 분리된 파란색 요람이 놓여 있었다.
‘맘충’이란 ‘Mom(엄마)'과 벌레를 뜻하는 '충(蟲)'의 합성어로 카페나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통제하지 않거나 아기를 위한 배려를 넘어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엄마를 뜻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되곤 했다.
양측 주장은 이렇다.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한 네티즌들은 “식당 자리가 부족한 상태였다면 욕먹을 짓이지만 자리가 넉넉했고, 유모차가 아닌 요람이었다면 문제 될 게 전혀 없다”는 주장을 폈다. 또 “사전에 식당 주인에게 정중하게 물어보고 허락을 받은 것이라면 굳이 욕 먹을 일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요람이라도 ‘민폐'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사장님께 테이블 위에 요람을 올려놔도 괜찮겠냐고 사전에 물었다면 그것 자체도 개념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또 “요람의 바닥 부분이 불안한 게 아이가 발버둥치다 불판으로 떨어질 수 있어 위험해 보인다” “아이 안전을 위해서라도 바닥에 내려놓는 것이 맞다”며 의견 차이를 보였다.
10개월 된 아이를 뒀다고 밝힌 네티즌은 “유모차가 있으면 유모차를 식탁 옆에 둘 수 있는 안전한 곳을 찾아가야 한다. 그리고 부득이하게 좌식 테이블을 이용할 때는 아기를 들고 안전한 구석자리나 사람 통행이 없는 자리를 골라 아기를 눕혀 두고 그럴만한 여건이 안 되면 교대로 안고 밥을 먹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다른 손님과 영업주를 배려하지 않는 이런 행동이 노키즈존을 더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은 “아이들은 민폐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정작 ‘노키즈존’ 때문에 엄마들이 아이를 데리고 갈수 있는 곳은 제한적이다. 단순히 ‘노키즈존’과 ‘요람’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상호 간에 배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찌보면 사소한 일일 수도 있는데 이런 사건들이 자꾸 논란이 되는 것은 우리 사회에 아직까지 공공질서에 대한 사회적 약속이나 합의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기본적인 질서나 배려가 성숙돼 있다면 이런 종류의 논란 자체도 별로 없을 것이다. 아기를 가진 사람을 우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 사회적 약속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기 동반자가 그 배려를 이용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라는 건 아닐 것이다. 상식적으로 식당 테이블에 아기 요람을 올려 놓는 행위가 그렇게 아기를 위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위한 배려 있는 행동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아기 동반자를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건 맞다. 하지만 그 부모들까지 그 배려를 이용하는 행위 또한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는다.
온라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