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이면 땀띠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에는 좁쌀 크기의 작은 물집이 잡혀 땀띠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심해져 병원에 가면 대상포진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사례가 있다. 며칠 만에 수포의 범위가 넓어지고 통증이 생기기 시작하면 대부분 대상포진을 의심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가렵고 따가운 땀띠와 달리, 칼로 쑤시는 듯한 극한 고통에 잠을 거의 이룰 수도 없다. 


대상포진(帶狀疱疹)이란, 피부에 발진과 수포가 생기고 통증을 수반하는 질병이다. 피부에 띠 모양으로 물집이 잡히기 때문에 대상포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상포진은 이전에 감염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한다. 수두를 일으켰던 바이러스가 신경세포 속에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물집과 통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대상포진은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수두 예방접종을 한 사람에게 나타나기도 한다. 소아기에 수두 예방접종을 했어도 몸속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의 활성화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은 사계절 중 여름철에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2011년~2015년) 대상포진 진료 환자 수 통계를 살펴보면, 8월 환자 수가 가장 많았고, 7월이 그 뒤를 이었다. 2016년도 대상포진 환자의 성별과 연령을 분석한 결과,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65.9%가 여성으로 남성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보였다. 대상포진은 또 50대 이상 중·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의 연령별 분포는 50대가 24.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60대도 21.9%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대상포진이 여름에 많이 발병하는 이유로 실내·외 온도 차를 꼽았다. 무더운 날씨에 냉방기기를 강하게 가동하는 실내를 오가면서, 급격한 체온 변화가 반복돼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50대 이상의 여성은 폐경을 겪으면서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대상포진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대상포진에 걸리면 피부에 수포가 생기고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오돌토돌한 발진으로 시작한 수포는 특정 부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점차 크기가 커진다. 이 단계에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포가 터지면서 세균 등에 감염돼 곪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수반되는 고통의 정도가 심해 '통증의 왕'으로 불린다. "칼로 쑤시는 것 같다", "수십 개의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 "피부가 타는 것 같다" 등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진통제를 처방받는 환자들도 많다. 분만통증보다 더 고통스럽다는 자료도 있다. 


통증은 팔, 다리를 비롯해 두통이나 복통으로 발현되기도 하고 숨쉬기 힘들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물집이 생기기 전에 통증을 겪는 '무발진성 대상포진'도 있기 때문에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이유 없이 극심한 신경통에 시달린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대상포진은 피부에 국한돼 나타나지만,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환자는 시각장애, 운동신경 마비 등의 합병증을 앓을 수 있다. 심각한 경우 대상포진으로 사망에 이르는 환자도 있다.


대상포진은 적극적인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피부에 발진이 생긴 후 72시간 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치료가 늦어지면 2차 감염이 생기거나 대상포진이 재발할 우려가 커진다.


주로 환자 피부에 생긴 수포가 터지면서 전염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고 수건 등은 따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추가로 맞는 것이 좋다. 면역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손을 깨끗이 씻고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은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극심한 피로와 수면 부족이 대상포진의 원인이 되기도 해,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온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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