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도 추석은 있습니다. 오봉이라고 하는데요.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휴일입니다.


오봉은 공식적인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 등은 오봉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지만, 제조업에서는 문을 닫고 대대적인 휴식을 취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봉 앞뒤로 ‘오봉야스미’(お盆休み)라는 연휴를 갖습니다.


한국에서 추석은 한해의 풍성한 수확에 대한 감사와 즐거움을 표현하는 성격도 있는 반면 일본의 추석은 조상의 영혼을 '돌보는' 성격이 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이날은 우리가 차례를 지내는 것처럼 일본인들도 조상들에 대한 의례를 한다고 합니다. 그들은 오봉 기간이 되면 조상들이 길을 잘 찾아들 수 있도록 무카에비(迎え火, 마중하는 불)를 피우고, 집에 임시 제단인 본다나(盆棚)를 마련해 예를 올리거나 절을 찾아 공양을 바칩니다.


오봉 연휴에 귀성해 성묘를 가기도 합니다. 조상의 영혼이 돌아갈 때 역시 오쿠리비(送り火, 배웅하는 불)를 피웁니. 지방에서는 이런 전통이 있지만 도쿄 등 도시지역에서는 거의 사라졌다고 합니다. 대신 친척들끼리 모여 조상에 대한 추모모임을 가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은 오늘이 추석이라 지금쯤 친척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겠네요. 저는 한국의 부모님에게 영상통화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여기는 그냥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환한 보름달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모두들 행복한 한가위 보내시기 바랍니다.


2017.10.4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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