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열풍을 가져온 욜로는 내가 속한 광고계에서도 트렌디한 포인트였다. 이는 개인의 가치관과 행복을 추구하는 문화 트렌드에 따라 젊은 층의 소비문화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었다. 숙박 앱 야놀자의 광고에서 "나를 위한 삶"이란 "KEY COPY"를 사용했고 윤식당이나 효리네 민박 등 일상에서 벗어난 삶에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었다. 사실 이런 트렌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 떠나라”라는 십여 년 전 광고 카피도 있으니 말이다. 


나 또한 얼마 전까지 회사 일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겠다고, 나를 위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매일 회사와 집을 반복하는 삶, 친구와 만나 할 이야기가 일 이야기밖에 없는 현실이 서글프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어차피 인생은 한 번뿐인데라는 생각이 깊어졌고 자연스럽게 일상에 대한 해방책으로 찾은 것이 욜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여행을 떠났고 먹고 싶을 때 마시고 싶을 때 시원하게 카드도 긁었다. “홧김소비”나 ”시발비용”이라는 명분 아래 즉흥적인 삶을 살았다.


하지만, 욜로라는 문화에 빠져 혼자 여행, 혼술 등의 혼자만의 시간 속에 살다 보니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낯설어졌고 회사 업무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자아를 찾으려고 찾은 욜로가 사회적 외톨이로 만들어 버린 것이었다.


나처럼 욜로라는 키워드에 빠져 오히려 공허함을 느낀 2030세대들이 많겠지만, 욜로에 지친 젊은 세대는 또 다른 합리화를 찾기 시작한다. 왜? 막상 즐기다 보니, 미래가 위태로워짐을 알아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욜로는 가고 알뜰이란 키워드가 왔다. 욜테크(YOLO+제테크)라는 신조어와 생민라이프, 이상민의 궁상민 컨셉이 인기가 끄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의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합리적인 소비와 생활을 하는 문화가 생겼다. 다시 말해 기존 욜로처럼 즉흥적인 행동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과거 즉흥적으로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여행을 떠났다면, 지금은 계획적으로 할인 항공권을 구매하고 에어비엔비 등을 이용해 저렴하고 퀄리티 있는 숙박시설을 알아보고 있다. 이처럼 최근에는 절약과 소비를 함께 하는 합리적인 프리미엄을 추구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사회 경제적인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젊은 세대들의 도피방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일시적인 방법으로 정작 자신을 잃어버리고 사회성을 버리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이여, 욜로나 욜테크처럼 유행에 따라 행동하기 보다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등 자신을 위한 행동을 취하면 어떨까? 제주도, 이태원 등에서 허세 가득한 까르페디엠을 외치기보다 미래를 찾는 진짜 삶을 찾아서 말이다. 




박설민 넥스트라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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