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유토피아>라는 타이틀로 30여명의 작가들과 전시를 같이 준비하면서 이것 저것 시작과 끝까지 전시의 기획단계에서 운영까지 참여하여 일을 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 한 화백님을 알게 되었다.


어당 박문순 화백님이다.


먼저 유토피아를 설명하자면 영국의 인문학자 토머스 모어(Thomas more)는 1516년의 자신의 저서에서 유토피아 (utopia)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유토피아 (uptopia)는 'u'와 ‘topia'의 합성어로 ’없다‘(no-place)라는 뜻과 '좋다‘(good-place)라는 뜻을 연상하게 하는 이중기능을 지니고 있고 ’topia'는 장소를 의미한다. 즉 유토피아는 이 세계에 없는 곳, 동시에 좋은 곳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내포한다. 


토머스 모어는 를 통해 당시 영국과 유럽사회에 만연했던 부정 부패를 비판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모어가 제시하고 있는 여러 가지 해석과 다양한 사고 실험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이상사회를 그리고 있다. 


지금 21세기 현실사회주의의 몰락과 자본주의의 타락을 우리는 역사와 사회를 통해 경험하였고, 이 모든 것의 올바른 유용은 결국 인간이라는 화두와 인간의 첨단 정신적 유대와 선의 그리고 도덕적 자질이 요구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사회체제와 이념을 넘어 형이상학적 세계로도 도달할 수 없었던 인간의 한계위에 이루어지지 않았던 유토피아는 어떻게 만들어 질 것인가? 유토피아는 무엇일까?





나는 이 전시를 통해 어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사연들을 많이 얻었는데 그중 어당 박문순 화백님을 만나 뵌 것도 나에겐 큰 기쁨이었다.


사연은 그의 작품 출품을 부탁드리고자 그의 화실을 찾았고 유토피아라는 주제에 맞는 그림을 찾아 보았다.


120호 넘어 보이는 파란 바탕에 커다란 닭이 울고 있는 것을 보며 '아! 저 작품이다' 생각했다. 시대를 깨우는, 새벽을 알리는 첫 상징 동물, 닭! 2018년 시작 유토피아가 곧 도래함을 알리는 닭을 난 택했고, 어당 화백님께 작품을 골랐다 하며 좋아라 잘난 척을 했다.


화백님께 "제가 잘 골랐죠?" 하며 넌지시 물었으나, 화백님은 별로라는 투로 짧게 한마디 하셨다. 


한참을 다른 이야기를 하다 나는 다시 넌지시 물었다. 출품하시고자 하는 작품이 있으신지...


내가 고르는 대로 가져가면 된다 하시면서도 자신의 다른 한 작품을 이야기하시며 자신의 주된 소재가 범선이라 소개하셨다. 


화백님의 두 점을 걸 수 있다 하니 너무도 기뻤다.





전시 작품의 제목은 옆에 붙여 이해를 돕게 하려 한다고 이야기 드리며 작품 제목을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그의 짧은 한마디 ‘만선_귀향이다’ 하셨다


그의 넉넉한 아우라와 함께 바다 한가운데 큰 범선에 물고기를 가득 싣고 돌아오는 배가 뭍으로 귀향하고 있는 배, 그의 작업실에서 보았던 배가 머리 위에 그려졌다.


돛을 달고 기쁘게 돌아오는 배 !


가슴이 벅차 올랐다. 만선_귀향


우리는 인생의 황혼에 누구나 많은 물고기를 배 한 가득 싣고, 만선이 되어 뭍으로 돌아오는 그런 충만하고 보람된시간을 가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인생의 본질과 뜻, 목적을 알지 못하는 삶이 어느 누가 내가 만선이요 외치며 내가 왔던 곳으로 당당하게 돌아갈 자 있을까?


나는 한 사람의 인생을 떠올렸다.


가슴이 뛴다. 만선을 하고 돌아올 그의 귀향을 생각하며! 



이연주/작가


한국에서 동양화를 배운 후 독일에서 회화와, 사회와 연관된 예술을 공부했다. 작품 활동을 하며 대학교에서 드로잉을 가르치고 생활 속에서 어떤 예술같은 일들이 마주하고 있는지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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