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의 열악한 환경은 SNS로 계속 올라오고… 답답할 뿐입니다. 최소한의 관심과 지원을 보여주세요.”


“올림픽 단기 유급인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새벽 3시에 숙소에서 나와 2시간 반을 달려야 출근을 할 수 있고 숙소에 돌아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체감온도 영하 30도인 곳에서 추위에 떨면서 열심히 일하는 수만명의 젊은이들을 아껴주세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에 올라온 두 개의 글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와 운영인력들이 추위와 부실한 식사 등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며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평창지역에 근무하는 자원봉사자들은 최근 영하 20도 아래의 강추위에 야외에서 차량통제 등을 하고 있다. 손과 발, 코끝, 귀 등 신체 곳곳이 얼어붙는 날씨지만 이들에게 지급된 옷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스키재킷으로 추워 보였다.


지급된 장갑, 방한화, 모자 외에 별도의 방한장구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발열조끼를 구해 입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평창 메인프레스센터 앞에서 만난 한 자원봉사자는 “즐거운 마음으로 하려고 하지만 칼바람을 맞으면 고통스럽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추위에 시달렸지만 식사마저 부실하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자원봉사자들의 부실한 식사와 비싼 식대를 성토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올림픽 운영요원은 SNS에 부실한 식사를 사진으로 올리며 “참으려 했지만 화가 난다. 심지어 반찬이 부족하기까지 하다”고 적었다. 1식에 7,000원가량의 식비가 지급되지만 운영인력 식당의 메뉴는 대부분 1만원을 넘어 가격논란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강릉 등 일부 지역은 운영인력 식사에 대한 계약이 아직 끝나지 않아 이동식 밥차로 식사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실한 점이 있었다”며 “계약을 서둘러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원봉사자들에게 방한장구를 추가 지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100여만원의 고가 겨울용품을 지급받은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일부가 '노 쇼'를 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다른 곳에서는 지급받은 방한용품과 식사가 부실하다는 자원봉사자들의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올림픽을 치러본 경험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자원봉사에 대한 낮은 문화의식과 정부의 편의적인 관리가 빚은 우리 사회의 '두 얼굴'인 것 같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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