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자 1명 외 추가 감염자 아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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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남성 A씨(61)가 지난 8일 오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자로 판명 나면서 3년 만에 다시 메르스 경고등이 울리기 시작했다. 메르스는 `메르스-코로나 바이러스(MERS-CoV)`에 의해 감염되는 질환으로, 정확한 전파 경로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중동 지역 낙타와 접촉하거나 생낙타유를 먹었을 때, 그리고 메르스 확진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했을 때 등 주로 세 가지 이유에 의해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짧게는 2일, 길게는 2주(14일)간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는데 주요 증상은 발열을 동반한 기침과 가래, 숨가쁨 등 호흡기 증상뿐 아니라 설사나 구토 등 소화기 증상도 관찰된다.

노령이거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적인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 면역 기능 저하자 등이 메르스에 감염됐을 때 예후가 더욱 좋지 않다. 평균 치사율이 30%에 달한다. 일단 메르스 증상이 의심되면 곧바로 병원을 찾기보다는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로 전화해 증상을 설명한 후 안내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질본 관계자는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가 병원을 찾은 뒤 확진자로 판명되면 이 과정에서 병원 내 다른 환자에 대한 감염 등 2차 전파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성급히 병원을 찾는 건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스는 감염자가 기침·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 등 작은 물방울(비말)에 바이러스·세균이 섞여 나와 타인 입이나 코로 들어가 감염되는 비말 감염병으로 접촉 전염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은 모두 격리 대상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밀접 접촉자는 환자와 2m 이내에 긴밀하게 접촉한 사람이나 같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한 사람, 환자의 객담 등 분비물에 접촉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자택 내 격리와 함께 해당 지역 보건소의 증상 모니터링을 받으며 최대 잠복기인 접촉 후 14일까지 집중 관리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확진자로 판명되면 중증은 아니어도 최대 2주가 고비다. 이번 A씨 진료를 맡고 있는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메르스 환자가 호흡 곤란을 일으키거나 혈압이 떨어지는 등 산소분압이 나빠질 때 중증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A씨는 그 정도 중증 상태는 아니지만 증상 발병 후 1~2주 사이에 병이 진행될 수 있는 만큼 향후 2주까지는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메르스 발생 국가 정보는 질본 인터넷 홈페이지(c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대략 아라비아반도와 그 인근 국가로 요약된다. 바레인, 이라크, 이란, 이스라엘, 요르단, 쿠웨이트, 레바논,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아랍에미리트, 예멘 등이다. 이들 나라를 방문한 지 14일 안에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메르스 의심환자일 가능성이 있다.

해당 국가 중 사우디아라비아 발병률이 가장 높다. 올 들어 9월 8일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총 114명 나왔고 이 중 30명이 사망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오만에서도 1명씩 확진자가 나왔다. A씨가 거쳐 간 쿠웨이트는 2016년 8월 이후 메르스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로 추가 정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65세 이상 노령이나 어린이, 임신부, 암 투병자 등 면역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이들 중동 국가 여행을 자제하는 게 좋다. 부득이하게 이들 국가를 방문한다면 메르스 예방 행동 수칙을 철저히 따라야 한다.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준수하고 여행 중 농장 방문도 자제하는 게 좋다. 동물, 특히 낙타와는 절대 접촉하지 말고 익히지 않은 낙타 고기나 생낙타유도 섭취해선 안 된다.

진료 목적 외에 아랍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 가는 것도 자제해야 하는데, 만일 가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접촉을 피하면서 본인도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으로 가리기보다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귀국 시 의심 증상이 있으면 비행기에서 내리는 동시에 검역관에게 사실 그대로 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진명은 기자 ballad@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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