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마이크로닷(25·본명 신재호)의 아버지 신모씨(60)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지역주민들이 공동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 ㄱ씨(61)는 “신씨로부터 사기를 당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피해금액·사례 등을 수집해 공동대응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ㄱ씨는 당시 신씨로부터 물품대금 1000만원을 받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채무 변제 기록과 차용증 등 관련 서류를 확보하기 위한 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 중이다. 피해자들은 빠르면 12월 초 대책위를 꾸려 피해액 회수와 진상규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피해 금액이 2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천 토박이였던 신씨는 송학면 무도리에서 젖소 농장을 운영해왔다. 그는 1997~1998년 농·축협 등에서 대출을 받으며 평소 친하게 지냈던 지인들에게 연대보증을 부탁했다. 그러다 1998년 5월31일 농장을 처분하고 잠적한 뒤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신씨를 믿고 보증을 섰던 이들은 졸지에 빚더미에 앉게 됐다.


그의 농장에 소 사료와 물품 등을 공급했던 업자들도 밀린 대금을 받지 못했다. 6개월치 사료를 공급했던 사료업체 사장은 신씨로부터 1억8000만원을 받지 못한 채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신씨의 부탁으로 보증을 섰던 ㄴ씨(60)도 1억5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 신용불량자가 된 그는 담도암으로 투병 중이다.


ㄱ씨는 “현재까지도 피해자 30여명과 연락을 하고 있다”며 “피해자 중 세상을 떠나거나 제천을 등진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제천지역 피해자들 중 증거가 있는 사람들을 모아 대책위를 구성하고 기자회견을 하는 등 공동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천경찰서는 지난 22일 뉴질랜드에 거주 중인 신씨 부부에 대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공문을 충북경찰청으로 보낸 상태다. 마이크로닷은 부모의 과거 사기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히 부인하다 피해자들의 증언이 잇따르자 지난 21일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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