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사기 치지 않았다”면서 직접 인터넷 방송을 통해 해명한 래퍼 도끼가 구설에 오르고 있다.


도끼는 ‘문제가 있더라도 개인적으로 해결하지 왜 논란을 만드느냐’는 논리로 상대방을 비판했다. 또 상대방이 주장하는 채무액인 1000만원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내 한 달 밥값밖에 안 되는 돈”이라고 말했다.


도끼가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어머니의 빚 문제를 해명했다. 도끼는 라이브 영상을 별도로 녹화해 남기지는 않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실시간 녹화해 유튜브 등에 올렸다.


도끼는 기자와 통화하는 어머니 옆에서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시작했다. 도끼의 어머니는 “법적인 문제가 끝났고, 처분이 내려진 것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도끼의 어머니는 “갚아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당시 아파트 두 채가 경매로 넘어갔다. 자기들끼리 해결하라고 저는 손을 끊은 상태고, 그 사람이 법적으로 나온 금액 30만원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면서 “이후 민사적으로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 뒤에 통보받은 일도 없고 내 선에서는 종결됐고, 내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사를 통해 과거 채무에 대한 얘기를 꺼낸 것을 ‘나쁜 루머’라고 한 도끼의 어머니는 “억울한 부분이 있으면 법적으로 하라고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와 통화가 끝난 도끼의 어머니는 도끼에게 “(피해자라는 분이) 나한테 전화할 수 있잖아. 도와달라고 하면 동정으로 베풀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도끼도 “충분히 연락해서 좋게 다가와서 하면 되는 건데 이런 식으로 기사를 내면 (곤란하다)”고 맞장구쳤다.


도끼는 “마이크로닷 사건 때문에 저를 엮으려는 것 같은데, 엮지 마라”며 “당시 엄마가 운영하다 망한 레스토랑 때문에 뭔가 해결해야 해서 빌린 것 같다. 엄마는 사기를 친 적 없고 법적 절차를 밟은 것뿐이다. 2003년 사건이 종결된 상태라 그 이후에 통보받은 게 없다. 돈 필요하시면 저한테 직접 와서 얘기하라. 갚아드리겠다. 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몇십억씩 돈을 번 건 3∼4년 전부터고, 2011년까지 부모님은 다 어렵게 살았다”며 “빌린 돈이 10억, 20억, 100억원이면 검토하고 갚고 사과하겠지만 20년 전 엄마 가게에 급한 일을 덮으려고 1000만원 빌린 것 가지고 ‘승승장구하는 걸 보니 가슴이 쓰렸다'고 하는 건 다 개소리”라고도 했다.


도끼는 “불만 있으면 오라고 하라. 돈 1000만원은 내 한 달 밥값밖에 안 되는 돈”이라며 “그 당시에 그 돈을 빌리고 잠적을 해서 우리 삶이 나아졌겠냐. 그걸로 집도 구할 수 없는데”라고 했다.


도끼의 이런 반응에 대해 '경솔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자신에게 적은 돈이라도 채무는 법적으로 어머니도 알고 있는 내용인데, 오히려 적반하장 태도라는 지적이다.


도끼의 말이 틀린 건 없다. 도끼는 돈을 갚지 않기 위해 몸을 숨긴 적도, 피해자를 피한 적도 없다. 하지만 피해자가 입은 상처를 고작 몇 푼의 돈일뿐이라는 뉘앙스의 말이 보는 이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실제로 엄청난 저작권료를 벌어들인 도끼 입장에서야 그 돈이 ‘고작’일지 몰라도,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간과한 결과다.


최근 스타들을 둘러싼 ‘훔친 수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도끼도 이와 같은 길을 걷게 될까 우려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섣부른 언행으로 논란만 하나 더 얹은 꼴이 됐다.





한편 영남일보는 도끼의 어머니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직후 중학교 동창으로부터 1000만 원을 빌린 뒤 잠적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동창은 2002년 빌린 돈을 갚으라며 대구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냈고, 이듬해 4월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도끼 어머니의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실을 소송 진행 중 알게 됐으며 연락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우연히 도끼를 만나 어머니와 연락이 닿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수차례 부탁했지만 아직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 우리 가족은 단칸방에서 힘들게 사는데 (도끼가) TV에 나와 승승장구하는 걸 보고 마음이 쓰라렸다"고 말했다. 이 동창은 “십수 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연락이 닿아 진정성 있는 사과를 직접 받고 싶다”고 했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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