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가 저에게 가장 이로운 약입니다.”


부산 사하구 당리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하진태(67)씨는 이 동네에서 ‘봉사왕’으로 통한다. 해마다 120여명의 중ㆍ고등학생의 교복을 무료로 세탁해주는 일뿐만 아니라 1990년부터 28년간 꾸준히 지역을 위해 봉사를 해오고 있다.


하씨는 “2000년쯤부터 지역 취약계층 학생들의 교복 세탁을 해왔다”면서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이 지저분하고 찢어진 옷을 다니는 것을 보고 이런 봉사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겨울이면 동네 통장들에게 추천 받은 취약계층 청소년들의 교복을 모아 무료 세탁과 함께 수선을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세탁한 교복만 1,000벌이 넘는다.


하씨는 “깨끗한 교복을 받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세탁소가 문을 닫지 않는 한 이 봉사는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하씨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0년 급격한 피로감을 느껴 병원을 찾았는데 간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는 수술을 하고 수년에 걸쳐 항암치료를 받았고, 지금도 꾸준히 병원을 오가며 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봉사는 손에 놓지 않았다.


하씨는 “솔직히 남들보다 착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시련이 닥치니 허탈감이 많았다”면서 “주변에서 만류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나의 도움을 받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행복하고 몸도 더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봉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현재 그는 세탁 일 말고도 새마을협의회와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면서 장학금 지급, 독거노인 무료 집수리, 경로당 방문 식사대접 등 다양한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2005년 이후 기록된 자원봉사 활동만으로도 모두 3,074회 9,777시간에 달한다.


이러한 공로로 하씨는 지난 5일 행정안전부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마련한 ‘2018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시상식에서 대한민국자원봉사대상을 받았다. 부산시에서도 6일 오후 부산자원봉사자대회에서 하씨에게 유공훈장을 수상했다.


“힘이 닿는데 까지 봉사를 하고 싶다”는 하씨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말로만 하는 봉사가 아니라 실천에 옮기는 봉사를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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