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의 기세가 무섭다. 그는 진보 진영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20.2%의 지지율을 기록해 다른 후보들을 10% 포인트 이상 앞서는 기염을 토했다. 국민 5명 중 1명꼴로 이 총리가 진보 진영 차기 대선주자로 가장 적합하다고 답한 것이다.


9일 공개된 국민일보·타임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범진보 진영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가장 적합한 인사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총리가 20.2%를 얻어 선두를 달렸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각각 8.4%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7.8%), 심상정 정의당 의원(7.0%), 김경수 경남도지사(5.8%),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1.8%) 순이었다. 하지만 ‘없다’는 답변도 25.5%나 돼 1위인 이 총리 지지율보다 높았다. 기타는 10.3%, 모름 또는 무응답은 4.8%였다.


이 총리는 광주·전라·제주에서 가장 높은 28.0%의 지지를 얻었다. 이어 인천·경기에서 21.4%, 대전·세종·충청·강원 21.3%, 부산·울산·경남 18.5%, 서울 17.5%, 대구·경북 14.5%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세대별로는 60세 이상(23.7%), 30대(23.5%), 40대(18.7%) 순으로 지지가 높았고, 여성의 지지율(23.5%)이 남성 지지율(17.0%)보다 높았다.


만 19세 이상 20대에서는 이 총리(16.6%)와 박 시장(12.0%)이 오차범위 내에서 갈렸고, 대구·경북에서는 이 총리(14.5%)와 김 장관(10.5%)이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했다.


공동 2위인 김 장관과 박 시장의 경우 지지층이 크게 상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 19세 이상 20대에서 김 장관은 2.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지만, 박 시장은 이 총리 다음으로 높은 12.0%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30대와 40대, 50대에서는 김 장관이 각각 10.0%, 9.4%, 11.0%를 얻어 박 시장(5.3%, 6.8%, 8.0%)을 앞섰다. 60세 이상에서는 박 시장이 9.7%, 김 장관이 8.5%를 얻었다.


김 장관은 대구·경북(10.5%), 서울(10.1%)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은 반면, 박 시장은 광주·전라·제주(12.9%), 대전·세종·춘천·강원(9.9%)에서 지지가 높았다. 박 시장이 정작 서울에서 김 장관보다 낮은 6.4%의 지지를 얻은 데 그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문재인정부 국정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층에서는 이 총리 31.2%, 박 시장 14.9%, 김 지사 12.0%, 이 지사 10.0%, 심 의원 8.3%, 김 장관 6.5%, 임 실장 2.5% 순으로 조사됐다. 국정운영 부정 평가층에선 이 총리 10.5%, 김 장관 10.3%, 심 의원 6.2%, 이 지사 5.5%, 박 시장 3.0%, 임 실장 1.2%, 김 지사 0.7%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 총리는 일산 온수관 파열사고 때 담당자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 여론을 주목을 받았고, 강릉 KTX 사고 바로 이틀 전 철도공사를 방문해 사고예방을 당부하는 등 민생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총리의 현장 챙기기는 예전보다 훨씬 빈도가 높아졌고, 사고예방에 관한 예산과 구체적인 대안 등을 날카롭게 지적해 담당자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전시행정식의 방문이 아닌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위한 점검이 되면서 관가 또한 이 총리의 서릿발 지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총리의 행보에 힘이 실리는 것도 단순히 여권 내 2인자로서가 아니라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차기주자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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