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의 모 펜션에서 지난달 수능시험을 치른 고교 3학년생 10명 중 3명이 숨진 가운데, 나머지 7명은 친구들의 사망 사실을 아직 모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펜션 사고 수습 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한근 강릉시장은 20일 강릉시청에서 수습대책 관련 현장브리핑을 통해 “치료 중인 학생들이 친구의 사망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다”며 “이를 알게 될 경우 증세 호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개별 병실 취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현재 빈소를 무분별하게 찾고 있는 조문객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들 조문만 허락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족은 빈소도 공개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한다. 발인 역시 가족, 지인 등만 참석한 상태로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다.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학생 7명은 5명, 2명으로 나뉘어 병원 2곳에 입원해있다. 우선 5명 중 1명은 특별한 상황이 없을 경우 21일 퇴원하고, 다른 2명도 상태가 호전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겼다. 나머지 2명도 곧 일반병실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상태가 나빠 이들 5명과 따로 입원해 있던 2명도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김 시장은 전했다.


앞서 18일 오후 1시15분쯤 강릉 저동의 한 펜션에서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이 객실 내 곳곳에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펜션 주인이 119에 신고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3명이 끝내 숨졌다. 목격자는 학생들이 이송될 당시 “입에 거품을 물거나 구토 중이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참변이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고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장 감식 결과 1.5m 높이의 가스보일러 배관과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가스누출경보기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119대원이 객실 내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정상 수치(20ppm)의 8배 가까운 155ppm이 나왔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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