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시장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코스피는 2,041.04로 올 한 해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말 종가(2,467.49)보다 17.28%나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1월 29일 장중 2,607.10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 2,600선을 돌파한 것은 물론, 3천 포인트까지 바라보던 코스피 지수는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 등의 악재가 잇따르자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코스피가 한달 새 13.37%나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후 10년 만에 최악의 주가 급락을 경험하기도 했다.


업종별 지수 성적을 보면 주력 수출업종인 전기·전자(-23.1%)와 철강·금속(-23.6%)을 비롯한 대부분의 업종이 부진했으며, 상승 업종은 비금속(22.8%)과 종이·목재(19.6%) 등 4개 업종에 불과했다.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시가총액도 1,606조원에서 1,344조원으로 1년 새 262조원이 증발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3년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6조6천억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올해는 5조7천억원의 순매도로 전환했으며, 이에 따라 외국인의 코스피 시총 보유 비중도 37.2%에서 35.6%로 낮아졌다.


증시 안전판 역할을 기대했던 기관투자자마저 지난해 2조4천억원 순매도에서 올해 2조9천억원 순매도로 되레 매도 폭을 키웠다. 개인투자자만이 올해 7조원 순매수로 돌아서며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매물을 받아냈다.


시황 악화 여파로 신규상장 기업과 공모금액도 줄었다. 지난해 21개사가 코스피에 데뷔하면서 4조4천억원을 모았지만 올해에는 19개사가 9천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신호가 다발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주식시장은 경기를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내년 한국 경제가 더 암울해질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주식시장을 구조적으로 뒷받침하는 정부의 대책과 대응이 시급하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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