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이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직을 사임하고 같은 당 홍준표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의 방송제작자로 나선 이유를 밝혔다.


배 위원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방송제작자로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우리가 소홀했던 프레임 전쟁에 더는지지 않기 위함”이라며 “지난 탄핵 국면을 주도하며 대한민국의 한 축인 건전 보수우파의 궤멸을 목적하는 왜곡된 프레임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자유대한민국이 내 부모와 부모세대가 어떤 희생으로 일군 나라인지 그 가치에 주목해달라”며 “TV홍카콜라는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시작하는 콘텐츠 제작자 배현진’이라고 덧붙였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 위원장은 홍준표 전 대표의 권유로 한국당에 입당한 뒤 지난 6월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배 위원장은 최근 한국당에 대변인직 사임 의사를 밝히고 홍 전 대표가 주도하는 유튜브 방송 ‘홍카콜라’의 실무 제작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배 위원장이 갑자기 홍준표의 병풍 역할을 자임하며 그의 곁으로 간 것에 대해 "결국 총선 공천 보장을 받고, 대권 캠프를 꾸리고 있는 홍 전 대표의 인맥풀을 선점하기 위해서 영리한 결정을 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당 안팎에서는 홍준표+배현진의 조합을 구시대 남성우월정치의 극치라고 폄하하는 의견도 많다. 이회창씨가 한나라당 대선후보 시절 젊은 후보 그림을 만들기 위해 나경원 조윤선 등을 끌어들여서 재미를 본 적이 있었지만 이미지 정치에 매몰된 구태정치라는 비판도 컸다.


이번 홍준표 배현진 조합도 나이 든 아저씨 후배 곁에 젊고 예쁜 여성 정치인을 배치시켜 '꼰대'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홍 전 대표 자신이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 하는 것을 '쇼 하는 것'이라며 이미지 정치를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다. 본인이 가장 비난했던 '쇼'를, 본인 스스로 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이 원하는 건 그럴 듯한 그림이 아니라, 내용과 비전이 있는 설계도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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