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60)이 7일 정계복귀 가능성에 대해 작심한 듯 철저하게 부인으로 일관해 관심을 끌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을 통해 올라온 ‘유시민의 고칠레오’ 1회 방송에서 “십여년 정치를 해본 입장에서 이런 상황은 되게 곤혹스럽다. (대통령이) 안 되고 싶고, 선거 나가기도 싫고… 무거운 책임을 안 맡고 싶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제가 안 할 건데 자꾸 거론이 되고. 일부 여론조사도 있었지만 여론조사에 자꾸 들어가게 되면 어차피 국민들은 대통령 후보든 국회의원 후보든 정치 할 사람 중에 골라야 하는데 하지도 않을 사람을 넣어놓으면 여론왜곡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치) 할 생각 없는 저로서는 이게 우리 정치를 희화화 하고 여론형성과정을 왜곡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많이 든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정치 은퇴할 때 이미 다 생각했던 것”이라며 “정치를 다시 시작하게 되면 어떤 사람들 만나야 하냐, 그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냐,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 대해서 호감 얻기 위해서 을의 위치로 무조건 가야 한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다 을이에요. 저만 을이 아니라 가족들도 다 을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대통령 자리란 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국가의 강제권력을 움직여서 사람들 삶에 영향 미치는 일”이라며 “그렇게 무거운 책임은 안 맡고 싶다”고 했다.

‘각종 방송과 저술, 유튜브 방송 등이 대권가도 준비작업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치를 그만두고 나선 생업이 됐기 때문에 1년에 한권씩 글을 써야 먹고 산다. 그 전에는 돈을 안 받고 그냥 말을 했는데, (방송은) 돈을 준다잖아요”라고 했다.

이날 유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유 이사장은 “2009년 4월20일, (노 전 대통령이) 오지 말라 하시는 걸 막무가내로 봉하 대통령 댁에 가서 한 3시간 정도 옛날 이야기하면서 즐겁게 놀다왔다. 그때 ‘도대체 정치가 뭐냐, 정치는 보통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도록 그렇게 하는 것이 정치의 본 목적인데 그 일을 하기 위해서 나의 행복을 어떻게 했느냐. 세상을 바꿨다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물을 가르고 온 것 같더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자네는 정치하지 말고 글쓰고 강연하는 것이 낫겠다,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게 정치를 통해서만 이뤄지는 건 아니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사회의 진보를 이룩하는 데 적합한 자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그럼 정치는 누가 합니까’ 그랬더니 ‘정치는 정치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 하면 되지, 자네는 다른 거 할 수 있잖아’라고 하셨다. 그래도 제가 정치를 잠깐 했는데, 그냥 대통령 말씀 들을 걸 하는 후회도 좀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 삶의 선택이기 때문에 존중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0시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을 통해 올라온 ‘유시민의 알릴레오’ 1회 방송은 7일 오전 현재 조회 수 2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유튜브 최고 인기 방송으로 자리 잡았다. 정기적으로 채널 업데이트 소식을 받아보는 구독자 수는 50만명을 넘어섰다.

유 이사장은 이날 자리가 자못 무거울 수 있었지만, 시종일관 웃음을 띄우며 여유있게 답변을 이어나갔다. 그는 특히 이날 자신의 정계복귀설 해명이 세간의 큰 화제를 모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한 듯, 작심하고 확실하게 복귀설을 부인했다. 그의 이런 단호한 의견표명이 오히려 정계복귀설을 국민들의 뇌리속에 더 각인시키는 효과까지 나고 있다는 반응도 있었다.

유 이사장은 또한 자신은 정치인이 아니라고 했다. 자신의 팟캐스트 출연을 '언론활동'으로 정의했다. 한국의 가장 민감하고 핫한 정치이슈들에 대해 언급은 하지만 정치활동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지지자들은 '당분간 유 이사장을 이렇게 자유롭게 놔 두자'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계복귀설이 초 집중된 가운데 빵 터뜨린 이번 그의 해명이 오히려 그를 정치 영역으로 한발짝 더 밀어넣은 것 아니냐며 수군거리는 이야기도 나온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