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63) JTBC 사장의 ‘전직 기자 폭행 공방’ 발단이 된 2017년 4월 접촉사고 피해자가 언론에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견인차량 운전기사인 A씨는 사고를 내고도 가버린 손 사장의 차를 2.5㎞ 정도 추격했다고 말했다.


TV조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사고 당일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접수를 받고 출동했다. 접수차량의 시동을 걸어주는 동안 검은색 승용차가 후진하다가 견인차 앞부분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견인차의 범퍼가 우그러졌고, 라이트에 금이 갔다고 한다.


검은색 차량의 운전자는 내리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A씨는 곧장 뒤따라갔다. 1㎞쯤 따라간 끝에 검은색 차가 사거리 신호등 앞에서 멈추자 A씨가 다가가 창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검은색 차량 운전자는 다시 1.5㎞ 정도를 달렸고 고속도로 고가 밑에서야 멈춰섰다.


A씨는 검은색 차에서 내린 게 손 사장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명인이었기 때문에 명함만 받은 뒤 돌려보냈고, 자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는 운전자와 합의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했다.


손 사장은 이 사고를 제보받고 취재하던 전직 기자 김웅(49)씨를 지난 10일 오후 11시5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11일 인근 파출소에 찾아가 피해 사실을 알렸고, 13일 정식으로 신고를 접수했다.


김씨는 기사화를 막으려던 손 사장이 먼저 JTBC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으나, 자신이 이를 거절하자 격분해 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 당시 손 사장 차량의 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타고 있었다고도 했다.


반면 손 사장 측은 24일과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젊은 여성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며 “이를 증명할 근거도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는 이번 사안을 ‘손석희 흠집 내기’로 몰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문제 당사자 김웅씨의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폭행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김씨가 손 사장이 낸 접촉사고를 ‘기사화하겠다’면서 JTBC 정규직 채용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손 사장이) 거절하자 김씨가 과도하게 화를 냈고 ‘정신 좀 차려라’면서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김씨를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접촉사고 역시 “접촉 자체를 모르고 자리를 떠났을 정도로 차에 긁힌 흔적도 없었지만 자신의 차에 닿았다는 견인 차량 운전자의 말을 듣고 쌍방 합의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은 1차적으로는 단순 폭행사건이다. 하지만 그 폭행사건의 근원이 손 사장의 주차 접촉사고였고,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세간에서는 손 사장이 밤 10시가 된 시각에 왜 과천의 어느 교회 주차장까지 갔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개인 일정 때문이라고 해도 회사와 멀리 떨어진 그곳까지 간 연유를 두고 억측들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동승자를 두고서도 '젊은 여성'과 '90대 노모'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손 사장은 이에 대해 젊은 여성 동승자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며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손 사장이 주차장에서 1차 접촉사고를 내고서도 그 자리에서 해결할 상황이 못돼 '뺑소니 의혹'을 무릅쓰고 일단 자리를 이동한 점, 그리고 피해 운전자가 손 사장을 쫓아가다가 신호등에서 내려 창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다시 주행한 점 등을 두고 '손 사장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합리적 의심'을 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손 사장은 그동안 20여년 넘게 국내 정상급 앵커로 활동했기 때문에 개인 사생활을 극도로 조심하며 살아야 했다. 작은 실수도 공인의 위치에 있는 이상 부풀려지기 마련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그는 "긴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사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폭행 사건 수사 과정에서 취업청탁 의혹과 주차 접촉시비도 가려질 전망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손 사장이 사표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바 있다. jtbc 최고 경영진들이 그의 진퇴를 두고 회의를 거듭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손 사장의 진퇴 여부는 단순한 한 방송사 사장의 문제가 아니다. jtbc는 대통령 탄핵을 촉발시킨 최순실씨 사건을 최대로 부각해 결과적으로 문재인 대통령 탄생의 1등공신이 되었다. 그리고 현 정권에 대해서도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손석희 사장의 진퇴 여부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사활과도 직결돼 있다. 그로서도 곤욕스런 상황에서 벗어나 야인으로 돌아가고 싶겠지만 그런 상황을 벗어난 모양새다. 어찌보면 진실은 저 멀리 있고, 그것을 감추려는 세력과 벗기려는 세력간의 또 다른 이전투구 정쟁의 서막이 오를 전망이다. 사회에 1도 도움이 되지 않는 추악한 소모전이 될 것이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저작권자 © 피처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