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폭언 동영상이 하루가 멀다고 계속 나오고 있다. 이른바 ‘조현아 동영상’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배우자인 박모씨를 무시하며 윽박지르는 것은 물론 아이들에게 고함치는 음성이 담겼다. 박씨는 한 때 아내였던 조현아 전 부사장을 상대로 이런 폭로전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최근 SNS에 고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이들을 탈출시키고 싶어서”라고 했다.


박씨는 최근 페이스북에 아내를 상대로 ‘조현아 동영상’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한 글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확인이 어렵지만 박씨의 심경 글은 여러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다. 이 내용은 박씨가 변호인을 통해 전해 입장과 비슷하다.


박씨는 “참고 살면 된다 생각했다. 하지만 ‘아빠 나 평생 지켜줄 거지’ 이 한마디에 용기를 냈다”면서 “내가 먼저 빠져나온 후 아이들을 저곳에서 탈출시켜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힘들고 상처받을 싸움인지 알고 있다”면서 “보잘것 없는 내가 거대 재벌과 맞서는 게 두렵지만 아이들의 아빠로서 용기를 내어 우리 아이들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씨는 이런 글에 앞서 “이제는 진실을 말하고 싶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박씨가 촬영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조현아 전 부사장의 폭언 동영상은 서너 편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괴성에 가까운 고함으로 상대를 비난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남편과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를 내리깎았다. “자기 그렇게 게걸스럽게 미친X처럼 도미조림 먹는 게 그게 정상이야? 어? 거지도 아니고? 정말 챙피스러워서 정말? 거지XX같이. 정말 챙피스러워서 정말 죽는 줄 알았어” “거지XX도 아니고. 자기 원래 약 먹고 취하고 그러면 원래 그렇게 X먹잖아” “네까짓 거 없어도 애들 병원 데리고 가는 거 다할 수 있어. 어? 세상에 너만 의사야?” 등의 말을 했다.


“너 그 병원에서 뺑뺑 놀게 하려고 우리 아빠 몇천억씩 그 병원에 들이고 있고 염치가 좀 있어봐라. 염치가”라는 말도 했다.


또 아이들을 앞에 세워 두고 식사 전에 젤리를 먼저 먹었다고 윽박지르는 모습도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남편 박씨는 조현아 전 부사장을 상습 폭행과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아내의 폭언과 폭행으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박씨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목을 조르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의 폭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폭력적인 행동은 쌍둥이 자녀에게까지 옮겨갔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몸에 난 상처 사진과 조현아 전 부사장의 폭언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박씨는 알코올 중독자이며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며 “아이들에 대한 남편의 무관심과 방치로 혼인 관계가 파탄 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씨는 변호인을 통해 21일 입장문을 내고 “결혼 후 발생한 공황장애 때문에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을 뿐”이라며 부인했다. 또 결혼 이후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부터 폭행과 학대 핍박 모욕 등을 당했다고 주중한 박씨는 “화가 난 조현아 전 부사장에 의해 집에서 쫓겨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며, 심지어 속옷 바람으로 쫓아내 밤새 들어오지도 못하게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어찌보면 부부의 가정사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재벌가 자녀들의 특권의식과 우월의식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모든 사물과 이치를 주인과 노예의 주종관계로만 보고 있는 재벌가의 의식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오로지 돈으로만 모든 가치를 재단하려는 부유층을 가진 우리 사회의 불행일 뿐이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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