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 앵커였다가 자유한국당으로 이적한 배현진 전 대변인이 ‘MBC뉴스데스크’를 저격했다.


배 전 대변인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만 나가면 ‘다시 좋은 친구 된다’며 잘 배운 멀쩡한 분들이 ‘피구대첩, 양치대첩’ 거짓말하고 패악을 부리고 다른 이들 인격 짓밟으며 인간성과 자존심을 버렸으면 잘 사셔야죠”라며 “이게 뭡니까. 1%가 뭡니까. 혀를 차기도 안타깝습니다”라고 적었다.


‘양치대첩’과 ‘피구대첩’은 파업에 동참한 MBC 노조원들이 폭로한 배 전 대변인과의 일화다. 이들은 배 전 대변인이 MBC 재직 당시 경영진의 보호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양치대첩’은 양윤경 MBC 기자와 배 전 대변인 사이 벌어진 일이다. 양 기자는 “여자 화장실에서 배 아나운서가 물을 틀어놓고 양치질을 하고 여러 가지 일을 하길래 너무 물을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잠그고 양치질을 하라고 지적했다”며 “다음날 출근했더니 이 사건에 대한 경위서를 써야 했다”고 설명했다.


‘피구대첩’은 신동진 MBC 아나운서가 폭로한 사건이다. 사내 피구 경기 중 배 전 대변인의 다리를 맞혔다가 인사 발령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2012년 파업 이후 외부 홍보용으로 체육대회를 개최했고 피구 경기 도중 앞에 있던 배 앵커의 다리를 맞혔다”며 “그런데 일주일 후 주조정실의 MD로 아무런 통보 없이 인사 발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 배 전 대변인은 “에피소드에 일일히 대응하기 구차하고, 해명할 가치가 없다”는 식의 입장을 내놨다.


배 전 대변인은 192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008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이후 5시 뉴스, 주말 뉴스데스크를 거쳐 2013년 평일 뉴스데스크 메인앵커로 활약했다. 노조 파업에 참여했다가 다시 앵커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지만 그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최장수 MBC 간판 앵커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3월 MBC를 퇴사해 자유한국당으로 적을 옮겼다.


배 전 대변인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의 추천을 받아 지난해 6월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다가 현재는 홍 전 대표와 함께 유튜브 ‘홍카콜라’를 제작하고 있다.


한때 직장동료였지만 이제는 증오와 질시만 남은 양측의 관계. 배 전 대변인 입장에서 억울한 점도 있겠지만, 한때 자신이 마시던 우물에 침을 뱉는 것 또한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지성의 대변인들인 아나운서들의 이전투구를 보고 있으니 오늘 미세먼지만큼이나 마음이 부옇게 되는 것 같다. 씁쓸하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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