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이자 가수 박유천의 전 여자친구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의혹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황씨로 추정되는 여성이 마약을 투약한 뒤 횡설수설하는 영상과 ‘봐주기 수사’가 의심되는 녹취록이 잇따라 공개됐기 때문이다.

 

MBC 뉴스데스크는 2일 황씨가 ‘클럽 버닝썬’을 자주 찾았으며 수시로 마약을 했다는 목격자 증언과 함께 황씨로 추정되는 여성이 마약을 한 뒤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아울러 자신의 아버지와 경찰청장의 친분을 자랑하는 녹취록도 공개해 ‘봐주기식 수사’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MBC가 공개한 영상은 2015년 한 숙소에서 촬영된 것이다. 영상 속 여성은 소파에 앉아 팔을 휘저으며 “몽롱하네. 몽롱하다, 몽롱해. 어 저 커튼도 막 이렇게 보이고 이렇게 두꺼비 VIP”라고 말한다. 영상 제보자는 술을 마시지 않은 황씨가 이런 모습을 보인 건 마약에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MBC는 전했다.

 

MBC는 비슷한 시기인 2015년 황씨로 추정되는 여성이 경찰 최고위층 인사와 친분을 자랑하는 내용이 담긴 지인과의 통화 녹취록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여성은 “야, 중앙지검 부장검사? 야 우리 삼촌이랑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다 알아. 장난하냐? 개베프야”라고 말했다.

 

이 여성이 친분을 과시한 인물은 당시 경찰청장이었던 강신명 전 청장이다. 이에 대해 강 전 청장은 “황하나가 누군지 모른다. 남양유업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 여성은 또 “나 지금 아예 남대문경찰서에서 제일 높은 사람까지 만나고 오는 길이거든”이라며 “내가 사진도 올렸지만 그냥 민원실도 아니고 경제팀도 아니고 사이버수사팀도 아니야. 나는…”라고 말한다. 당시 남대문경찰서장은 “고소를 한 민원인을 만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MBC는 전했다.

 

아울러 황씨의 한 지인은 지난 2015년 무렵 마약을 투약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지인은 MBC에 “주사기가 확실히 맞다. (황하나에게) 주사기를 놓아줄 때 내가 목격했다. 방에 다들 모여 주사를 놓아주는데…”라며 “필로폰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 지인들 얘기 들어보니 주사기 위주로…”라고 말했다.

 

황씨는 마약과 폭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클럽 버닝썬의 주요 고객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버닝썬 MD 조모씨와도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지난해 10월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한 첩보를 입수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황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지인의 진술도 이미 확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이 황씨의 모발 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 3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보강조사가 필요하다”며 잇따라 반려했다. 이후 황씨는 경찰의 소환 요구에도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봐주기 수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임석우 기자 rainstone@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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