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한 법적 처벌이 매우 엄격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패스트트랙 저지 과정에서 보인 폭력 및 재물손괴 혐의 등은 명백한 불법이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정치적으로 협의'해서 어떤 처벌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법을 어겼어도 '정치적으로 타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여론은 '법을 어기면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 특히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은 더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을 두고 대치하는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의원 약 50명이 고발당했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제15장에 명시된 '국회 회의 방해 금지' 관련 조항(제165~167조) 등을 위반한 혐의다. 이 법과 비슷한 '일반법'인 형법상 공무집행방해·공용물 파괴죄나 폭력행위처벌법 등은 최근 법원에서 엄중하게 처벌되는 추세다. 자유한국당 의원들 역시 법망을 빠져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으로 검찰 조사를 거쳐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될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혐의도 엄격하게 다뤄져야 한다. 오히려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고', '다중의 위력을 보이는' 행위를 한 점 등에서는 더 엄중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다수가 참여하는 집회·시위에서 폭력이나 손괴가 발생했을 때 법원은 해당 상황을 주도한 사람 또는 막을 책임이 있었지만 방조한 사람 등에게 더 큰 책임을 묻고 있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보수단체의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행위로 집회 참가자 3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다치자 법원은 당시 시위를 주도한 2명에게 각각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하지 않고 과격한 발언으로 참가자들의 폭행 등을 유발한 점이 인정된다"고 선고 취지를 밝혔다. 자유한국당의 시위 과정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보좌진을 앞세워 몸싸움을 하거나 고성과 욕설을 하며 공격적인 대응을 강조한 점 등에 대해 법원이 무거운 형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부장검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검찰에서 정치적 논란에 부담을 느껴 형법상 공무집행방해 등보다 국회법상 회의방해죄의 적용을 굉장히 '좁게'할 수 는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그렇게 될 경우 형법에서의 기소 사례와 비교해 형평이 심각하게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고 국회선진화법의 취지 역시 사문화시킬 수 있어 난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기소범위를 정무적 판단에 따라 조율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단 영상이나 사진 등으로 명확한 범죄 행위가 '채증'이 된 상태라면 기소를 하지 않는 것이 어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 대치 과정에서 회의 방해 목적으로 회의장 앞을 가로막거나 특정 의원을 감금하는 등의 행위를 한 의원들의 영상이나 사진은 이미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다. 일반 사건에서는 '채증→기소'까지 빠르게 진행하면서, 국회법 적용 사안에서만 증거가 충분함에도 예외를 둬 기소하지 않는다면 논란이 될 수 있다.


고발된 의원이 국회 회의 방해죄로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으면 10년간이다. 사실상 정계 복귀는 어려워지는 셈이다. 지금 한국당으로서는 최대한 이런 최악의 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이미 저지른 불법 해위에 대해서는 명백한 법적 처벌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 법을 만든 장본인들이 바로 한국당이기 때문이다.


*국회선진화법(국회법 제165~167조)

국회의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행, 체포·감금, 협박, 주거침입·퇴거불응, 재물손괴의 폭력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러한 폭력 행위를 통해 의원의 회의장 출입을 막거나 공무집행을 방해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는 행위,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사람을 폭행하거나 재물을 손괴한 행위,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나 그밖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상·은닉하거나 효용을 해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이 더 높아진다.





임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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