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YTN 뉴스 캡처



클럽 '버닝썬' 자금 횡령 및 성접대, 성매수 등의 혐의를 받는 빅뱅 전 멤버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의 후폭풍이 거세다. 승리와 기각이라는 단어가 연일 실시간 검색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론도 그의 구속영장 기각에 분노하는 분위기다. 혐의점이 이미 뚜렷하게 드러난 것처럼 보이지만, 법의 잣대는 냉혹했다. 국민들의 법 감정을 무시한 판결이었다는 반응도 많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승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영장을 기각했다.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 혐의도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신 부장판사는 횡령 혐의와 관련해 "유리홀딩스 및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 구성, 자금 인출 경위, 자금 사용처 등에 비춰 형사책임의 유무와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나머지 혐의도에 대해서는 "그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인멸 등과 같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도 같은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영장이 기각되면서 중랑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하던 승리는 14일 밤 10시 50분 경 경찰서를 나와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타고 귀가했다. 영장 기각 등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편 승리 영장기각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네이버 ID leek****는 "이런 나라에 살고 있는게 서글퍼진다", eban****는 "승리야 니가 갑이다. 법원까지 쥐락펴락 하는구나", keen****는 "더러운 세상. 국민청원 가자", rabo****는 "승리에게 걸려있는 윗선들이 많은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버닝썬' 폭행 사건으로 이번 사안을 수면위로 드러나게 한 김상교 씨는 자신의 SNS에 “기각. 대한민국의 현실. 나라가 없어진 것 같다”는 글과 함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사진을 올려 심경을 드러냈다. 김씨는 버닝썬 등 강남 클럽에서 은밀하게 이뤄진 마약범죄 및 성범죄, 그리고 권력기관 유착 의혹까지 이른바 ‘버닝썬 사태’ 발단이 된 폭행 사건의 신고자다. 그는 지난해 11월 24일 버닝썬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경찰에 신고했지만 오히려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이 과정에서 경찰관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검찰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승리와 유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지난 9일 청구했다. 승리와 유 전 대표는 2015년 일본인 사업가 A회장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투자자 일행을 접대하기 위해 서울의 5성급 호텔을 예약했고 성매매 여성들을 불러 호텔방에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인 사업가 A회장 일행 중 일부가 성 매수한 사실도 드러났다.


승리 또한 2015년 국내에서 직접 성매매한 사실도 드러나 구속영장에 이 혐의도 적시됐다.


승리와 유 전 대표는 버닝썬 자금 5억3000여만원을 횡령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들은 2016년 7월 강남에 '몽키뮤지엄'이라는 주점을 차리고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버닝썬 자금 2억6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유 전 대표가 자신이 설립한 네모파트너즈에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버닝썬 자금 2억6000여만원을 지급하고 승리와 유 전 대표가 몽키뮤지엄과 관련해 유리홀딩스 법인 자금을 개인 변호사 비용으로 지출했다고 보고 있다.


승리와 유 전 대표가 유흥주점인 몽키뮤지엄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해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그간 경찰은 승리를 성접대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4회, 참고인 신분으로 1회 소환하는 등 각종 혐의와 관련해 총 18회 소환 조사했다.


승리와 유 전 대표의 구속이 기각되면서 정점을 향해 치닫던 버닝썬 수사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버닝썬 이문호(29) 대표와 일명 '애나'로 불린 MD(영업사원) 출신 중국인 여성도 지난달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김상교 씨 폭행 사건과 관련한 각종 고소·고발 사건 수사도 곧 마무리할 방침이다. 윤모 총경 등의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해서는 압수한 유 전 대표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해 추가 유착 의혹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번 주 중 관련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임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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