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19일 박 대통령 제부인 신동욱(49) 공화당 총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신씨는 박 대통령의 동생 근령씨의 남편이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신동욱씨 관련해서 여러가지 얘기가 있는 것 같다. 신씨가 오늘 다른 부분을 진술할 수 있지만 현재 특검에서 확인하려는 부분은 육영재단 재산 형성 관련 의혹에 한정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2007년 벌어진 육영재단 폭력사태 등 분쟁 과정에 최순실, 정윤회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육영재단 폭력사태는 근령 씨와 동생 박지만 EG 회장 등이 재단 운영권을 둘러싸고 분쟁이 생겼을 때 조직폭력배 등이 동원된 사건이다. 특검은 신 총재를 상대로 육영재단 운영 문제와 재산 관계, 과거 폭력사태 등 여러 의혹의 사실관계와 관련 정보를 파악해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참고할 내용이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신씨는 이날 오후 특검에 출석하면서 최씨 등의 개입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황 증거는 없지만, 복수의 증언자로부터 (최씨·정씨가) 현장에 왔다는 얘기와 정윤회씨가 식사를 샀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씨는 최씨의 재산 관계에 대해 정확하게 모른다면서 특검 측의 질문에만 대답하고, 특검에서 원하고 요구하는 것만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욱씨는 지난 2006년 전현직 대통령 관련 칼럼을 쓰던 중 근령씨와 우연히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뒤 20072월 두 사람은 약혼했고, 18개월 뒤 결혼에 골인했다. 당시 신씨는 40세였고 근령씨는 54세였다. 두 사람은 2009년 통일교 합동결혼식에서 다시 한번 결혼식을 치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주례는 통일교 문선명-한학자 공동총재가 맡은 바 있다.


지난 2007년 신동욱씨는 중국에서 납치, 폭행을 당한 뒤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혼 전이었던 그때 신씨는 당시 가해자를 육영재단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재단을 되찾기 위해 무단으로 조직폭력배까지 동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납치 당시 근령씨 반대측은 신동욱씨가 재단운영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것에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5촌 조카 살인사건미스터리도 최근 들어 불거지고 있다.


일단 특검은 육영재단 재산 형성 관련 의혹에 대해서만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특검최태민-최순실 일가의 재산형성 과정을 초반부터 수사해온 연장선상에 있다. 특검은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 윤석열 수사팀장이 비밀리에 정두언 전 의원을 만나 최태민 일가의 재산형성 과정을 광범위하게 스크린한 바 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태스크포스팀을 이끌며 최태민 일가와 박근혜 후보와의 관련설을 집중 추적한 바 있었다.


하지만 신씨 조사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육영재단 운영권을 둘러싸고 박지만-박근령 양측의 갈등도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신씨의 납치 의혹 사건, 박근혜 대통령 5촌 조카 살인사건 등 육영재단 운영권 다툼과 관련한 여러 의혹들도 재수사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신씨는 이번 특검 조사에서 빅 마우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육영재단 운영권 다툼의 중간에 개입하기는 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양측의 분쟁상황을 소상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근령씨 반대파측에서도 신씨가 근령씨 약혼자라는 것을 배경으로 육영재단에 직접 개입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14살 나이 차가 있음에도 재산 때문에 전직 대통령의 차녀와 결혼까지 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 신동욱-박근령 부부는 지난 2009년 통일교 합동결혼식으로 두번째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실제로 최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5촌 조카 살인사건의 의혹을 재조명했는데 여기에는 박근령씨가 14세 연하 신동욱씨와 결혼하면서 육영재단의 이권이 신동욱씨에게 넘어갈 것에 대한 우려가 이와 같은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점에 대해 집중 추적한 바 있다. 이날 신씨는 그것이 알고싶다프로그램에 출연, 육영재단의 갈등 상황 및 박용철씨에 의해 목숨을 위협받았던 과거를 진술했다. 그뒤 신씨는 자신의 SNS또 죽이려 자객을 보냈는지, 아님 사찰을 한 것인지, 어제 고향 집에 생뚱맞게 정체불명의 남자 2명이 나타나 우리 가족을 불안에 떨게 한 이유는 뭘까라는 글을 올리며 공포를 호소했다.


근령씨 반대파측에서는 충분히 신동욱씨를 또 다른 재산 이권 개입자로 보고 경계했을 가능성이 높다. 신씨 또한 근령씨와 그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며 공동으로 대처했을 수 있다. 한나라당 출신의 한 전직 의원은 필자와의 통화에서 몇 년 전 근령씨를 따로 만난 적이 있었다. 신씨를 만나지 말라고 조언했다. 나이 차이도 그렇고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동기가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근령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 더욱 사람들의 표적이 됐기 때문에 매사에 신중하게 처신하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신씨를 데려 오지 말라고 하면서 호텔 2인석을 예약했는데, 나중에 근령씨가 신씨를 버젓이 데리고 나와 내가 언짢은 기색을 내비친 적이 있었다. 아마 두 사람은 정치권 사람들과의 관계도 매우 소상히 공유하며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 뒤로는 잘 연락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신동욱씨도 근령씨와 부부사이를 유지하며 육영재단 운영권 다툼에도 깊숙이 관여한 정황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런 신씨이기에 특검이 비록 육영재단의 재산 형성 과정에만 집중해 수사를 한다고 해도 이 과정에서 2007년 납치 의혹 사건, 박근혜 대통령 5촌 조카 살인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진술할 가능성이 높다. 신동욱의 빅 마우스에는 과연 어떤 비밀과 진실이 숨어있을까.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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