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판문점 회동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하고 독창적인 접근 방식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별도 회동이 끝난 뒤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양국 취재진을 만나 “원래 올렛 GP의 공동방문까지만 예정돼 있었던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에 따라 역사적 만남이 이뤄졌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평화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는 생각”이라며 “전세계와 7000만 남북 겨레에 큰 희망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이야기대로 양측에서 실무 대표를 선정해 빠른 시일 내에 실무 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성과가 성큼 눈앞에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지금까지의 외교 프로세스와 절차를 뛰어넘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어떤 나라라도 정상 간 회담은 외교실무진의 오랜 조율과 공식적인 프로토콜(의전)에 따라 주도면밀하게 초 단위까지 계산해서 협의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번의 갑작스런 판문점 북미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하루 전날, 그것도 트위터를 통해 북한으로 판문점 회동 여부를 타진했고, 그것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파격적으로 받아들임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 

문 대통령도 바로 이런 절차를 뛰어넘은 트럼프-김정은 파트너의 협력에 깊은 감사를 표했던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파격적인 외교 회담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분위기를 주도하기 위해 즉흥적인 제안을 한 측면이 있고, 미국의 답신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의 갑작스런 초청에 응할 수밖에 없는 국내 정치요인도 작용한 측면이 있다. 이런 기적과 같은 행운의 화학반응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의 정세에 얼마나 자주 찾아올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당장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살아돌아오지 못한다면 이번 6.20 판문점 전격 회동도 역사의 에피소드로 남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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