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으로 한·일 관계가 어수선한 가운데 6년 전부터 안동 탈춤축제장을 누비며 통역 자원봉사에 나선 일본인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오사카 가스가초등학교 교사인 사유리씨(여·60)가 지난달 27일 개막했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자원봉사를 위해 안동을 찾았다. 사유리씨는 2013년부터 매년 자비로 항공·교통·숙박을 모두 해결하는 순수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축제장을 누비며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통역 자원봉사를 실시하고, 공연장에서 일본어로 진행 상황을 소개하는 등 큰 역할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참가하지 못한 2017년을 제외하고는 빠짐없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는 사유리씨는 “13년 전 친구와 함께 하회마을을 방문했을 때 탈놀이를 관람하고 너무 재미있었는데, 세계 탈춤인들이 공연하는 국제탈춤축제가 있다는 소개를 받았다”며 “나도 축제에 참가해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2013년 자원봉사를 신청했고, 이후 줄곧 참가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안동과 탈춤축제의 매력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안동은 강·산·물 등 자연환경과 함께 문화자원이 풍부해 볼거리가 넘친다. 골부리국 등 처음 먹는 음식도 많고, 인심도 넉넉하다”며 “매해 축제마다 참가국과 공연단이 바뀌어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매년 귀국하면 학생들에게 하회탈 그림을 선물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탈춤축제 전반을 소개해줬더니 주위 분들이 너무 좋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한국 입국 때는 마음이 편치 않았음도 숨기지 않았다. 매년 대구공항을 통해 입국했는데 올해는 한·일 관계 악화로 비행기편이 축소돼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는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 그는 “최근 빚어진 국가간 무역분쟁으로 일본 관광객이 줄어들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국민끼리는 따스한 체온을 느낀다”며 “한일 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돼 서로 왕래하면서 문화도 교류하고 상호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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