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캡처)
(사진=KBS 캡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본인이 사용한 마스크 오염 정도를 판단해 일부 재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마스크 부족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아지자 정부가 내린 판단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마스크 부족 사태 해결을 밝힌 정부가 갑자기 쓰던 것을 씻어서 재사용하라고 권고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새롭게 교체할 마스크가 없는 경우에는 마스크 오염 정도를 본인이 판단해 본인이 사용한다는 전제조건에서 일부 재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마스크 재사용에 대해 권장하지는 않는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식약처는 본인 사용 등 일정한 조건에서는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의경 처장은 "마스크 재사용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다만 새롭게 교체할 마스크가 없는 경우에 한정한 지침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만성적인 현상이 되면서 정부로서도 재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융통성 있게 대처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 같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공중을 위한 코로나19 관련 조언 : 언제, 어떻게 마스크를 써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제언에서 "마스크에 습기가 차면 즉시 새것으로 교체하라. 그리고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 마스크에 남아있는 세균이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식약처의 이날 권고는 새 마스크가 없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아예 쓰지 않는 것보다 오염이 덜 한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담은 것이다. 매점매석과 수출량 증가로 일반 시민의 마스크 구매가 쉽지만은 않다는 현실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식약처가 언제까지 권고안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조만간'이라고 표현했다. 이 처장의 발표가 재사용을 하라는 것인지, 하지 말라는 것인지조차 모호한 상황인 데다 정부가 언제까지 입장이 정리된 권고안을 내놓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마스크를 사지 못하는 서민들은 매일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해하고 있는데 한가하게 '조만간'이라는 답변을 내놓고 있는 정부의 대처는 미흡한 게 아니라 이런 위기 상황을 대비한 즉각적인 대응전략이 아예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식약처는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을 모면하려고 임시방편으로 재사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모호한 입장을 섣부르게 내놓았다가 오히려 혼란을 더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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