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기부한 돼지 저금통. (사진=인천시 부평구)
초등생이 기부한 돼지 저금통. (사진=인천시 부평구)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큰 고통을 주고 있지만 동시에 이웃간의 따뜻한 배려와 연대의식도 더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이름을 숨긴 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말만 남기고 저금통과 보건용 마스크를 내놓는 선행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24일 인천시 부평구에 따르면 전날 오전 한 남성이 청천1동 행정복지센터에 찾아와 동전이 가득 담긴 상자를 두고 사라졌다.

이 남성은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말만 남기고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남성이 두고 간 상자에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모은 것으로 보이는 동전 수백 개와 지폐가 섞여 있었다. 계산해보니 37만2천250원이었다.

부평구는 이 성금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해 청천1동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김진우 청천1동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으로 모두 힘든 상황인데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꺼이 정성을 보여준 준 익명의 기부자"라며 "전달받은 성금은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 계층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익명의 기부자가 전달한 보건용 마스크. (사진=인천시 연수구)
익명의 기부자가 전달한 보건용 마스크. (사진=인천시 연수구)

 

 

이날 연수구에서도 한 익명의 기부자가 송도1동 지역사회 보장협의체에 보건용 마스크 2천장을 건넸다.

이 기부자는 자신의 신원을 한사코 밝히길 거부하며 "마스크가 없어 바깥에 나가기 어려운 취약 계층에게 잘 전달해 달라"고 말한 뒤 떠났다.

송도1동 지역사회 보장협의체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노인이나 장애인 등에게 골고루 마스크를 전달할 예정이다.

전날 부평구 삼산1동 행정복지센터에도 10살 초등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방문해 직접 쓴 편지와 지금껏 모은 동전 저금통을 내놨다. 저금통에는 10만7천640원이 들어 있었다.

이 초등생은 "TV를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이들에게 기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비록 적은 돈이지만 어려운 곳에 많이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부평구 부개2동 행정복지센터에도 할머니의 손을 잡고 온 10살 초등생이 5만7천370원이 든 돼지 저금통을 두고 갔다.

이 초등생도 "뉴스를 보니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돼 기부했다"고 말했다.

김동준 삼산1동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하고 위축되는 분위기지만, 이웃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의 마음이 훈훈한 위로가 된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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