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면에 걸쳐 부고 소식을 전한 지난 19일자 보스톤글로브지의 부고면. (사진=보스턴글로브 홈페이지 캡처)

 

 

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에 16개면에 달하는 부고가 실렸다. 현지 매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의 참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CNN은 20일 “보스턴글로브가 지난 일요일 16개면에 달하는 부고면을 제작했다”며 “코로나19가 매사추세츠주와 뉴잉글랜드주에 가져온 참혹한 결과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결과라고 전했다.

 

이는 보스턴글로브의 지난해 같은 시기 부고면(7면) 보다 2배 이상, 한 주 전(11면)보다는 5면이 많아진 것이다.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부고면에 실린 사망자 중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희생자가 몇명인지 즉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일부 사망자의 부고 소식에 코로나19로 인한 투병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클린 리스 보스턴 글로브의 디지털 담당 편집자는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흑백의 문자로 보여줬다”며 사망자 급증으로 장례를 치르기 어려워진 유족들이 독자들이 많이 읽는 일요일판에 부고를 내길 원하면서 지면이 늘어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스턴이 위치한 매사추세츠주에서는 19일 기준으로 3만807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누적 사망자 수는 1707명이다. 지난 일요일에만 14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미국 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세번째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지난 일요일 아침 CBS에 “우리는 현재 (바이러스 확산)급증의 한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베이커 주지사는 앞선 기자회견에서 “이번달 후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건이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힌바 있다.

 

미국 내 다른 지역 매체의 사정도 비슷하다.

 

뉴저지주의 일간지 스타레저는 지난 12일자 신문에 9면에 걸쳐 총 109개의 부고 기사를 실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 스타레저의 부고면은 1.5개면이었으며 총 부고수는 17개였다.

 

CNN은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이 지난 3월의 이탈리아를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도 피해가 컸던 북부 베르가모의 지역신문 ‘에코 디 베르가모’는 지난달 14일 부고 기사가 전체 지면 중 10면을 차지했다.

 

보스턴 글로브의 부고란을 보면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망한 사람들은 그 원인을 함께 기록하고 있다. 지역 유명인사들도 상당히 많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희생 당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었다. 언제쯤 이 재난의 끝이 보일까. 

저작권자 © 피처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