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부터 전시중인 '한-EU 발달장애 아티스트 한국특별전'에서는 우리나라와 유럽연합 발달장애 작가들의 작품 160여 점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코로나19 방역 2단계로 인해 예술의전당 제 4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직접 볼 수는 없지만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온라인 비대면 전시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를 관람한 관객들은 하나같이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의 상상력과 색감 선택, 그림에 대한 열정 등에 감탄을 나타내고 있다. 사람과 사물, 풍경 등을 그린 작품들은 무한한 상상력에 뛰어난 집중력이 더해져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복으로 채우다' '사랑으로 바라보다' '희망으로 물들다'의 3개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회를 둘러보다 보면 발달장애 아티스트의 그림이라는 사실은 어느덧 잊어버리고 작품에만 몰두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또한 발달장애에 대한 편견은 사라지고 마음에 행복과 사랑, 희망이 차오르게 됨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발달장애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이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드러냄으로써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되도록 하는 데 더 큰 기획의도가 있다.

전시회를 직접 볼 수 없는 관람객들을 위해 전문 큐레이터가 선정한 작품 12선과 그 선정 배경을 소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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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 채우다-------------

 

1. 김기정 작가 <그린체어 앤 캣>

 

작가님은 평소 동물과 식물을 좋아하셔서 동물원이나 식물원에서 사진을 찍고 그 기억을 영감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김기정 작가님은 <그린체어 앤 캣> 작품은, 코로나로 인해서 외출을 하지 못하고 실내에서만 있다 보니, 평소에 봐왔던 것보다, 3월에 벚꽃이 핀 풍경이 더 예쁘게 느껴져, 그림으로 그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2. 김채성 작가 <행복>

김채성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남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소재를 고른다고 합니다. 스케치나 아이디어 구상이 안될 때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작가의 작품을 보시고 여러분의 행복은 어디서 나오는지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정도운 작가 <빅펀>

정도운 작가님은 음악을 그립니다. 주로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을 그리는데, 인터넷 검색을 통해 뮤지션의 이미지를 고른 후, 그 뮤지션에 대한 정보도 찾아 작품에 함께 기재합니다. 작품 속에 있는 글들은 뮤지션에 대한 정보입니다. 또 이 <빅펀>이라는 작품은 미국의 랩퍼를 그린 것인데요, 미국 랩퍼 그림 속에 한식들이 함께 그려져 있는 게 흥미롭습니다. 빅펀은 28세의 젊은 나이에 고도비만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요, 작가님은 미국에서 흔히 먹는 인스턴트가 아니라 한국의 건강한 한식을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생각으로 <빅펀>이라는 작품에 한식을 그려 넣었다고 합니다.

 

4. 조태성 작가 <디노가디언의 야영>

 

조태성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 대체로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동물을 소재로 주로 그립니다. 이번 작품은 조태성 작가의 <디노가디언의 야영> 이라는 작품입니다. 조태성 작가는 특히 고래나 코끼리, 공룡 같은 덩치가 큰 동물들을 좋아해서 이 소재를 많이 그린다고 합니다. 이번 작품에도, 그가 좋아하는 공룡들이 다양한 크기와 색깔로 그려져 따뜻한 밤하늘 아래 평화롭게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보는 이에게도 따뜻함과 편안함을 선사합니다.

 

5. Neven Novak (크로아티아) 작가 <문어> (Octopus)

노우백 작가가 제일 아끼는 추억은 섬 위에 있는 아버지의 집에서의 여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주로 바다와 해양생물들을 그립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무척 시원한 푸른색과 독특하고 창의로운 형태의 문어를 선보였습니다.

 

---------사랑으로 바라보다-------------

 

6. 김선태 작가 <아는 여자>

김선태 작가님의 <아는 여자>입니다. 이탈리아의 아르침볼도 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작가님은 동양의 아르침볼도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아르침볼도의 작품을 찾아보시면 과일, 꽃, 식물 등을 이용해 사람의 얼굴을 표현합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보시면 역시 여러 가지 소재들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작가님은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나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7. 남궁청 작가 <기도하는 어머니>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기회를, 다른 사람들에게는 순수한 영혼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남궁청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 작품의 공통된 주제는 따뜻한 위로를 드리고, 치유와 힐링이 되는 것입니다. 그 중 남궁청 작가의 <기도하는 어머니>는 코로나19로 모두들 어려운 현실을 기도하는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어머니를 묘사하는 부드러운 색감과 섬세한 표정에서, 그가 어머니를 보는 따뜻한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 엿보입니다. 그리고 자세히 보시면 어머니의 얼굴만한 큰 손에서 어머님의 무한한 애정의 크기를 보는것 같습니다.

 

8. 정성원 작가 <Miriam in Wonderland>

누구보다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는 정성원 작가는 자신의 내면세계의 열망을 작품으로 표현합니다. 정성원 작가의 <Miriam in Wonderland>라는 작품은, 한 소녀와 세 마리의 사막여우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녀에게 사막여우는 자기자신이고 자신의 소망이자 친구입니다. Wonderland에서 사막여우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에서 그녀의 소망이 사랑스럽게 담겨져 있습니다.

 

9. Nina Malinović (크로아티아) 작가 <Taekwondo Joy>

크로아티아의 작가 니나 말리노 비치의 <태권도 조이> 입니다. 니나 말리노 비치 작가 장애우들을 위한 태권도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기도 했고, 현재는 그녀의 주의 챔피언입니다. 작품 속에 작가 태권도 도복을 입고 나라의 국기를 어깨 위에 놓아두어, 나라에 대한 끈끈한 우정이 느껴집니다.

 

------------희망으로 물들다------------

 

10. 이다래 작가 <밤하늘아래 춤추는 꽃과 목각인형 II>

 

이다래 작가님의 <밤하늘아래 춤추는 꽃과 목각인형> 시리즈 중 2번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목각인형들이 칠흑같이 어두운 고요한 밤에 꽃과 별, 그리고 나비들과 함께 춤을 추며 그간 못다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장면입니다. 작가는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여 자신의 감정을 전달합니다만, 그것은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모든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색채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꾸밈없는 순수함이 됩니다.

 

11. 박수연 작가 <코끼리 바닷속>

주로 모래와 아크릴 물감으로 바다속의 독특한 텍스쳐의 그림을 표현하기 좋아하는 박수연 작가의 <코끼리 바닷속>은 더운 여름날, 아기 코끼리가 물가에서 첨벙거리며 더위를 피해 신나게 물놀이를 하며 장난치고 노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밝고 유쾌한 색으로 더운 여름날과 아기코끼리의 재미있고 신난 감정을 색다르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12. 김은지 작가 <빛은 나의 희망>

일상 속에서 작품 소재를 찾고 그리면서 행복해한다는 김은지 작가의 <빛은 나의 희망>이라는 작품은, 무척 화려하지만 따뜻한 색감이 돋보입니다. 빛은 자신에게 행복을 주며 꿈과 희망을 선물하고, 자신의 미래는 빛이 있어 기쁘고 희망으로 가득하다 라는 메세지의 작품입니다. 세상을 밝히는 환한 빛을 표현함으로써 따뜻한 꿈과 희망을 선물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엿보입니다. 추상적이고 밝은 주제와 자유로운 표현 방법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김은지 작가의 희망차고 순수한 마음이 보입니다.

 

13.Hannes Simoner (오스트리아) 작가의 <Hedgehog Together>

오스트리아의 하네스 시모너 작가의 <Hedgehog Together>입니다. 하네스 시모너 작가는 주로 아크릴을 사용하지만 일부는 수채화 색상과 콜라주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밝고 다채로운 색감이 특징적입니다. 작가는 그림 속에 긍정적인 느낌을 담아내기를 노력합니다. < Hedgehog Together >에서 보실 수 있다시피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데요. 작가가 가장 사랑하는 소재는 일상생활과 자연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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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도슨트를 맡은 이지원씨는 런던의 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Psychology and Language Sciences를 전공했고, 발달장애 아동들과 일할 기회가 있었다. 졸업후 게임 악셀러레이터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서 활동하다가 기회가 닿아 비채아트뮤지엄에서 주최하는 ACEP2020 한-EU발달장애 아티스트 한국특별전의 도슨트를 맡게 되었다. 이지원씨는 "이 전시를 통해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이 작가로서 자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일회성 전시로 그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제공=비채아트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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