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방송 캡처)
(사진=jtbc 방송 캡처)

 

정부와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서 기업대출은 역대 두 번째로 큰 폭 뛰었다.

13일 한국은행의 '2022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원으로 한 달 전 보다 1조원 줄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전월(2000억원) 보다도 감소폭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3월 기준으로는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정부와 은행권의 신용대출 증가세 관리가 지속되고 있고, 대출금리 상승, 주식택시장 부진 등의 영향이 지소고디면서 신용대출 중심으로 4개월 연속 감소했다"며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매매 거래 둔화에도 전세와 집단 대출 관련 자금 수요 지속 등으로 전월보다 증가 규모가 소폭 확대됐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중 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은 늘었으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감소했다. 전세자금대출이 1조2000억원 늘면서 전체 주택담보대출이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달(1조7000억원) 보다도 증가폭이 확대됐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기타대출은 3조1000억 줄었다. 3월 기준으로 2004년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이다.

한은은 앞으로 가계대출이 추세적으로 감소세를 이어나갈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황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으나 최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대출 한도 증액을 통해 가계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것이 대출 증가로 이어질지 여부는 향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비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가계대출도 3개월 연속 줄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3조6000억원 줄었다. 지난 1월 7000억원, 2월 3000억원 감소한데 이어 증가폭이 큰 폭으로 확대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은 3조원 증가해 전월(2조6000억원) 보다 4000억원 늘었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은행과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6조6000억원 줄어 지난 연말 이후 감소세가 확대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은 4.7%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 3월 8.5%에서 지난 4월 10%까지 확대된 이후 줄곧 9~10% 수준을 맴돌았다. 하지만 지난 2월 5%대로 내려온 데 이어 지난달 4%대까지 낮아지며,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급증했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 둔화되는 모습이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2조6000억원 줄어 1000억원 감소했던 2월 대비 감소폭이 커졌다. 상호금융권이 1조9000억원 줄어 전월(-6000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보험, 여전사도 각각 3000억원, 5000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만 전월 대비 1000억원 늘었다.
 

(사진=sbs 방송 캡처)
(사진=sbs 방송 캡처)

 

 

금융위 관계자는 "3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3조6000억원 감소해 전월(-3000억원) 대비 감소폭이 크게 확대되는 등 최근의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주담대는 소폭 증가했으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큰 폭 감소하며 전체대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대출금리 상승,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시행, 주택거래량 둔화 등에 주로 기인한다"며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지않는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지속 모니터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책 당국이 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가계대출이 주춤한 사이 기업대출은 3월 기준 역대 두 번째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가계대출 규제가 기업대출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8조6000억원 늘어난 1093조9000억원으로 집계돼 세 달 연속 증가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연장, 시설자금 수요, 은행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전월(6조3000억원)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확대됐다. 3월 기준으로는 2009년 6월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폭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는 2020년 3월(18조7000억원) 이다.

중소기업대출은 7조7000억원 증가한 908조9000억원으로 집계돼 역시 3월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폭 늘었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2조9000억원 늘어난 43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대출은 9000억원 늘어난 18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등에 따른 자금수요 등도 있지만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대한 태도를 완화하면서 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황 차장은 "중소기업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9월 말까지 연장된 가운데 시설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며 "준을 상회했다"며 "대기업은 운전자금대출이 감소했으나 시설자금 수요가 늘면서 소폭 늘었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은 만기도래분 증가로 상환이 늘어나면서 2월 7000억원 순발행에서 3월 9000억원 순상환으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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