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 로스앤젤레스 현장. (사진=프리즈 서울 제공)
프리즈 로스앤젤레스 현장. (사진=프리즈 서울 제공)

 

 

미술시장이 올해 초부터 불황의 단계에 들어섰으며 7월 경매는 호황 시장의 종결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대표 이호숙·정준모)는 12일 발행한 '상반기 국내외 미술시장 분석보고서'에서 "현재 미술시장은 안전장치 없이 급브레이크를 밟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센터에 따르면 상반기 해외 경매시장에서 전후와 동시대 미술 부문 매출은 총 25억2천만 달러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18.7% 증가했다. 인상주의와 모던 회화 부문은 24억1천만 달러로 56.8% 급증했다.

센터는 "호황으로 보이는 경매사들의 매출 총액을 들여다보면 소수 저명인사의 컬렉션 경매로 최고 매출 기록이 달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경매시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열린 경매에 매번 여러 점 출품됐던 김창열의 작품들은 1년을 버티지 못했다"고 밝혔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의 작품은 지난해 2분기 국내 경매 낙찰 총액이 60억 원을 넘겼지만, 올해 2분기에는 10억 원 대로 낮아졌다.

센터는 "호황기 작품 매매를 독식하다시피 한 경매는 몇몇 주요 작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경매에 올리고 가격상승 수치를 만들어내면서 '되는' 작가에게만 자금이 집중되도록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회 가격이 상승했고, 상승 가격을 기준으로 추정가를 책정해 다시 상승하면서 가격 거품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1년 반의 짧았던 호황 시장은 끝이 나고, 한껏 가격이 오른 작품들이 엄격한 잣대로 재평가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경매사가 발표하는 높은 낙찰률이나 매출액의 이면을 보면 거래되는 작가군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미술시장의 호황 주기는 평균적으로 10년"이라며 "다시 호황이 찾아왔을 때 투자 포트폴리오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소장품을 다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기회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센터는 "가상화폐 폭락과 주가 하락, 금리 인상 등의 여파는 미술시장도 피해갈 수 없다"면서 "하반기 미술시장을 무조건 낙관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술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선 것이 아니라 일종의 조정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개인소장자들이 소유 작품들을 '투매'하는 경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근거에서다. 부동산과 주식, 코인시장 등이 트리플 침체에 빠지면서 미술시장도 그와 연동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반등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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