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화가 박윤희의 단독 초대전 'Connected'가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방배동 비채아트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동과 서의 바람' '한국인의 심상' '드론의 시계' '충칭의 희망' 등 20여 점의 작품이 선보였다.

박윤희 작가는 빨강, 파랑, 노랑, 검정 등 원색을 과감하게 쓰면서도 동시에 동양적인 신비함을 담은 수간채색(水干彩色) 등을 통해 인간 내면의 정서를 탁월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윤희가 작품을 통해 특히 강조하는 '관계'와 '연결'은 인간의 소통과 공감,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이다.

박윤희 작가는 "6·25 때 할머니 등에 업혀서 보았던 밤하늘엔 불빛과 총소리가 가득했다"며 "그때의 경험이 평화와 화해에 대한 목마름으로 남았고, 작품 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들은 이처럼 통시적으로 한국의 현대사와 연결돼 있을 뿐더러 공간적으로도 관람객과 만나고 소통하고 있다.

 

'드론의 시계'. 100 x 80.3cm, acrylic on canvas, 2022. (사진=비채아트뮤지엄 제공)
'드론의 시계'. 100 x 80.3cm, acrylic on canvas, 2022. (사진=비채아트뮤지엄 제공)

 

 

조감도처럼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풍경을 그리는 기법은 전통 회화에서 많이 사용됐다.

박윤희 작가는 그러나 새 대신 '드론'에서 내려다보는 형식을 차용함으로써 공간적으로도 관객과 동시대 사람들과 접점을 찾는다.

박 작가는 "흔히 나라와 나라, 문화와 문화 사이에서만 평화와 화해를 말하지만,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 현재와 과거라는 시간 사이에도 더 절실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사실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헤르만 헤세의 회화 작품들이 주는 치유와 구원의 메시지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박윤희 작가는 "헤르만 헤세 회화 작품들의 색상과 구도는 그가 소설, 시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구원을 형상화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며 "점점 더 고독하고 고립돼 가는 인간에 대한 치유와 구원에도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작가는 홍나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서울대학 미대 회화과를 같이 수학했으며 대학원에서도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동안 수십회에 이르는 단체전과 개인전 그리고, 리움미술관 등 주요 기관 작품 소장 등을 통해 중견 작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한편 박윤희 작가는 한국의 로즈 와일리로 불릴 만하다. 영국 작가 로즈 와일리는 76세에 신진 작가로 선정돼 10여 년 만에 슈퍼스타 작가가 된 거장이다. 로즈 와일리는 나이가 아닌 그림으로 유명해지고 싶다는 소신을 밝혀왔다. 그의 작품은 그림일기처럼 소소한 일상과 기억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힘차고 자유로운 붓놀림의 주인공인 로즈 와일리는 올해 87세이지만 왕성한 창작욕을 불태우고 있다. 박윤희 작가는 로즈 와일리와 화풍은 사뭇 다르지만 그와 비슷한 나이(1945년생 77세)에 단독 초대전을 개최할 만큼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박윤희 작가가 '한국인의 심상'과 'Walk-walker'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윤희 작가가 '한국인의 심상'과 'Walk-walker'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저작권자 © 피처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