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패션의 콜라보레이션' 작가

라울 뒤피의 명작 180여점을 포함한 <라울 뒤피 : 색채의 선율> 전시회가 2023년 5월2일(화)부터 2023년9월19일(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열린다. 

라울 뒤피는 1877년 6월3일 프랑스 르아브르 출생으로 1ㆍ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 등 시련의 시대를 살면서도, 삶의 기쁨을 그려낸 프랑스 작가이다.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예찬한 '기쁨의 화가' 뒤피는 일상의 기쁨과 평화를 그림에서 그려낸다. 목욕하는 사람들, 연회, 뱃놀이, 경마장, 요트경기, 서커스, 투우, 산책, 해변 등 평범한 일상을 간결하면서도 리드미컬하게 표현하며 삶의 기쁨과 평화를 일깨운다. 

 

라울 뒤피는 즐거움이다.

- 모던 작가 거트루드 스타인 -

라울 뒤피(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라울 뒤피(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야수파, 인상주의, 입체주의,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라울 뒤피는 유화와 수채화 뿐 아니라 직물, 도자기 디자이너 사이에서 유행한 다채롭고 장식적인 스타일을 발전시키며 실용주의 화가로서도 자리매김하였다.

특히 1908년 입체주의에 이끌린 뒤피는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와 함께 에스타크를 여행하면서 폴 세잔(Paul Cezanne)의 작품을 탐구하게 되고, 이듬해 독일 표현주의와 뮌헨의 장식미술을 보고 활동분야를 확장시켰다. 

장식에 대한 관심은 회화 분야에도 투영되어 그의 회화는 밝고 장식적이다. 경쾌한 색채와 스케치하듯 빠르게 표현한 선들, 패턴화된 표면 등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 회화를 창조시켜나갔다. 

 

라울 뒤피는 시의 화가이자,

진정한 색채의 음유시인이다.

- 앙드레 말로 -

The castle and the gate, 1935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The castle and the gate, 1935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라울 뒤피는 1910년 패션 디자이너 폴 푸아레(Paul Poiret)와 함께 일하기 시작하며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많은 직물디자인을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예술과 패션의 콜라보레이션 현상'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는 사례이다. 

이후 뒤피는 장식미술의 분야에서 활동범위를 넓혀 무대장치를 디자인하고, 도자기도 제작하였다. 

과거 순수예술에서는 상업적 특성을 내포하고 있는 장식미술이나 패션을 열등한 것으로 간주하였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뒤피의 행보는 가히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다.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계기를 마련하였기 때문이다. 

모든 장르가 혼합되고, 모호해진 현대사회에서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의 경계를 허물은 라울 뒤피의 작품은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 이후에 불안한 시대에 살고 있는 현재 기쁨과 희망의 색채와 선율을 그려낸 뒤피의 작품은 우리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이다. 

 

Casino of the pier - walk to the two carriages, 1927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Casino of the pier - walk to the two carriages, 1927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니스 시립미술관과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 소장품과 라울 뒤피 작품 개인 소장가인 에드몽 헨라드 컬렉션의 희귀 작품도 볼 수 있다.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 출품작에는 ‘자화상’과 ‘붉은 조각상이 있는 라울 뒤피의 아틀리에’ 등이 포함됐다. 니스 시립미술관은 ‘에밀리엔 뒤피의 초상’, ‘니스 부둣가 산책로의 카지노 앞을 지나는 두 대의 마차’ 등을 출품했다. 에드몽 헨라드 컬렉션 중에는 라울 뒤피의 패턴 디자인, 스케치를 비롯해 패턴을 활용한 의상까지 선보인다.

또한 전시는 유화, 과슈화, 드로잉, 수채화, 판화 등의 오리지널 원환 작품뿐 아니라, 아트북과 일러스트, 텍스타일 디자인, 쿠튀르 드레스, 가구 등 라울 뒤피의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느낄 수 있도록 미디어아트와 음악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전시회를 선보인다.

전시 총괄 큐레이터인 에릭 블랑슈고르쥬 트루아 미술관 관장 겸 프랑스 공공미술관 큐레이터 협회장은 “그의 전 생애를 통틀어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걸작이 소개된다”면서 “쉽게 보기 어려운 라울 뒤피의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 5월 2일부터 9월 10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관람료 일반 1만8000원, 청소년 1만5000원, 어린이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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