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씨 필립스(Cece Philps) 개인전

Walking the In-Between, (사진=페레스프로젝트 제공)
Walking the In-Between, (사진=페레스프로젝트 제공)

 

씨씨 필립스는 1996년생 젊은 신예 작가로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아시아에서는 첫 개인전이기도 한 그녀의 전시 <Walking the In-Between>은 삼청동에 새롭게 개관한 페레스프로젝트에서 6월11일까지 진행된다. 

필립스는 경계의 공간, 시간, 상황을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작가이다. 전시는 런던, 피렌체, 캘리포니아를 연상시키는 정장을 입은 여성들이 사는 대도시로 이끈다. 전시를 구성하는 총 9점의 회화 작품은 비밀스러운 분위기로 다양한 장면을 비춘다. 작가는 '은밀한 시선'으로 어슴푸레한 색에 물든 저녁의 도로와 바, 클럽 등 여성의 공간과 상반된다고 여겨져 왔던 공간에서 정장을 입은 여성을 관찰한다. 

필립스에게 있어 '은밀한 시선'은 은연중에 갖는 특권을 암시한다. 이는 주로 남성이 가졌던, 근대성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산책자(Flâneur)’의 시선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작가인 동시에 타인(남성)의 응시의 대상(여성)으로서 자신을 지켜본 만큼 타인을 관찰하며, 양쪽의 입장을 모두 아우른다.

(사지=제공)
Walking the In-Between, (사진=페레스프로젝트 제공)
(사지=제공)
Walking the In-Between, (사진=페레스프로젝트 제공)

 

전시된 작품들 속 여성들은 관음증적인 위치에 자리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피립스의 작품 속 인물들은 시선을 마주할 의도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혹은 창문을 사이에 두지 않은 채 곧바로 관람객과 마주한다. 

 

Walking the In-Between, (사진=페레스프로젝트 제공)
Walking the In-Between, (사진=페레스프로젝트 제공)
Walking the In-Between, (사진=페레스프로젝트 제공)
Walking the In-Between, (사진=페레스프로젝트 제공)

 

필립스의 작품들은 인물들이 서로 시선을 주고 받는 것을 거부하지만 타인을 바라보는 관찰자로서의 위치를 상기킨다. 

응시의 대상으로서의 여성은 특히 유색인종으로 나타난다. 그들이 어떻게 공간을 점유하고 경험하는 가를 질문한다. 그들을 응시하는 무언의 권력으로서의 남성은 예리하지만 무심한 현대 도시 생활자의 관찰자이다. 프랑스 철학자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는 '현대생활의 화가(1863)'에서 응시하는 관찰자인 '산책자'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집에서 멀어졌으나 어디든 집이라고 느끼고, 세상을 보고, 세상의 한가운데에 있지만 세상이 보이지 않는 것, 이는 독립적이고, 강렬하고, 공명정대한 영혼들이 느끼는 사소한 즐거움이다....관찰자는 어디를 가든 간에 신분을 숨기고 몰래 평면들 사이를 거니는 왕자나 다름없다."

Walking the In-Between, (사진=페레스프로젝트 제공)
Walking the In-Between, (사진=페레스프로젝트 제공)

 

전시는 씨씨 필립스가 페레스포로젝트와 함께하는 두 번째 개인전이자 아시아에서의 첫 번째 전시이다. 그림들 통해 바라보는 자와 보여지는지는 자 그리고 그것을 다시 관찰하는 우리의 시선으로 오랫동안 존재해왔던 현대사회에서는 보이지 않는 '특권/권력으로서의 응시'를 감상해보길 바란다. 

 

전시는 오는 6월11일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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