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menting: Costume as Contemporary Art

Image courtesy of MAD Museum(사진=MAD 제공)
Image courtesy of MAD Museum(사진=MAD 제공)

 

뉴욕시에 위치한 Museum of Arts and Design(MAD) 에서 2022년 'Garmenting: Costume as Contemporary' 전시가 3월12일부터 8월14일까지 열렸다. 패션과 예술의 관계는 패션계와 미술계 모두에서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논의되어 온 이슈이다. 종종 패션계에서는 패션과 예술의 접점이 있음을 설명하기 위해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 지점을 찾아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패션디자이너의 지위를 높이고 오뜨 쿠튀르(haute couture)의 아버지라 불리는 찰스 프레드릭 워스(Charles Frederic Worth)를 기점으로 패션과 예술의 관계의 변화를 논의한다. 

패션과 예술의 관계는 좀처럼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과거 보수적인 예술계에서는 패션 자체를 거부하고, 패션을 예술보다 열등한 것, 하찮은 것으로 여겼다. 패션은 예술과 달리 상업적이고, 일시적이고, 가볍기 때문이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부터 최근까지 많은 현대미술 작가들이 패션을 주제로 전시를 하고, 심지어 패션을 이용해 명성을 얻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현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룸 711' 전시의 작가 제우스(Zevs) 역시 루이비통, 샤넬 같은 럭셔리 패션브랜드의 로고나 모노그램을 활용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물론 제우스는 패션의 부정적 측면을 비판하고자 하는 맥락이지만, 패션자체를 예술적 소재로 다루지 않았었던 과거와 비교한다면 예술이 패션을 차용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Garmenting: Costume as Contemporary' 전시는 의복(garment)을 시각예술매체로 활용하여 패션과 예술의 교차점이라는 문화적 생산을 체계적으로 연구한다. 전시는 객원 큐레이터인 알렉산드라 슈왈츠(Alexandra Schwartz)를 포함한 35명의 예술가들이 그들의 작품이 현대미술로 간주되길 바라며, 의복이 지닌 고유한 시각적 언어(주관성, 정체성 및 차이 등)를 옷, 조각, 설치 및 공연예술을 통해 탐구하였다. 

Image courtesy of MAD Museum(사진=MAD 제공)

 

의복은 특히 젠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분법적인 차원에서의 '여성성'을 강조한 여성의 옷은 남성에 비해 제한, 억압 등이 존재해왔다. Zoë Buckman(영국), Annette Messager(프랑스), Esmaa Mohamoud(캐나다) 등은 이러한 관습에 비판적인 시선을 던진다. 또한 의복은 LGBTQ, 퀴어(queer), 드래그(drag) 같은 다양한 성 정체성을 지닌 커뮤니티 안에서 주체성, 소속감, 저항, 변장 등을 위해 사용되어 왔다. Kent Monkman(Cree-Canada) 및 Raúl de Nieves(멕시코)는 오늘날 사회적 인식에서 더욱 포괄적으로 수용되는 젠더의 양상을 그려냈다. 

과거부터 예술가들은 젠더, 섹슈얼리티, 인종, 문화적 차이와 같은 정치적인 주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의복에 내재된 상징성을 이용하곤 하였다. 실제 이들의 작업은 정치적 역할로서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끼쳐왔다. 전시에서는 Jeffrey Gibson(Mississippi Band Choctaw/Cherokee-USA), Sheelasha Rajbhandari(네팔), Jakkai Siributr(태국) 등이 의복을 정치적 저항의 메시지로 활용하였다.

Image courtesy of MAD Museum(사진=MAD 제공)

 

의복은 항상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 하고 보호 하는 도구였다. 역사적으로 의복은 주로 인종, 지역, 종교, 계급과 같은 문화적 식별자에 의해 결정되었다. 이러한 지표 중 많은 부분이 산업화와 세계화에 의해 침식되었다. 외부 영향의 위협을 받고 있는 문화의 경우 전통 의상은 종종 토착 문화에서 그렇듯 집단의 정체성과 역사를 보존하는 데 필수적인데 마찬가지로 의복은 개인과 집단을 차별이나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갑옷이나 위장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Nick Cave(미국), Tanis S'eiltin(Tlingit-USA), Mary Sibande(남아프리카 공화국), Yinka Shonibare CBE(나이지리아) 등은 의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또는 인종적, 민족적, 문화적 정체성과 차이를 반영한다.

 

Garmenting은 현대미술가들이 드레스가 우리의 개인적, 문화적, 정체적 정체성을 어떻게 표현하고 형성하는지 탐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그들의 작업이 어려운 시기에 토론을 자극하고 이해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Schwarz(2022. 6)

 

흑인 범죄자에 대한 체포과정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을 항의하기 위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라는 의미의 'Black Lives Matter' 사회운동 시위가 일어나고, 미국과 반미세력 간의 냉전을 일컫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작은 마을 우발데(Uvalde)의 가장자리 근처에 있는 노동계급 지역에서 일어난 총격사건 등.

어려운 시기에 전시는 정치적 의제를 인식론의 문제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대중에게 수면 위로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Image courtesy of MAD Museum(사진=MAD 제공)

 

전시는 크게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섹션은 페미니스트 미술가 Louise Bourgeois의 Blue Days로 시작하는 'Functionality' 이다. 의복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인 기능성. 이 섹션에서는 기능적인 의복이 순수예술과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에 대해 소개를 하면서 관람객들에게 사회적인 문제들을 상기시킨다. 두번째 섹션은  'Gender'로 다양한 성을 논의하고, 세번째 섹션 'Activism'은 가장 무정형적인 섹션으로 전시 전반에 걸쳐 작품을 이해하는 중요한 틀로서 역할을 한다. 네번째 섹션 'Cultural Difference'은 아프리카계 예술가들의 작업을 선보임으로써 계층화된 정체성을 약화시킨다. 다섯째 섹션은 의복의 중심인 몸을 활용한 "Performence"를 선보인다. 

 

'Garmenting: Costume as Contemporary'는 예술적 범주의 경계를 넓힌다.  

우리에게 일상적 매체인 옷 그리고 어쩌면 하찮게만 보일 수 있는 패션은 새로운 시각을 통해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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