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건물 앞(사진=예민희 기자)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건물 앞(사진=예민희 기자)

 

매력적인 도시에는 높은 수준의 '문화 인프라'가 필요하다. 즉 문화도시의 이미지가 도시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여기서 문화 인프라란 인프라 스트럭쳐(Infra structure)인 사회적 생산기반과 문화(culture)의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문화 인프라는 문화가 이루어지는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토대를 의미하며, 박물관, 미술관, 역사적인 장소와 같은 유형의 인프라와 그것에 대한 연구, 정보수집,  교육 등의 무형의 인프라를 포함한다.

도시의 잘 갖춰진 문화 인프라는 도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어 해당 도시의 경쟁력을 상승시키고 관광객, 거주민, 투자자 등 많은 사람들을 도시로 끌어들인다. 또한 문화 인프라는 해당 도시만의 분위기를 형성하며 뉴요커(New Yorker), 베를리너(Berliner), 파리지엥(Parisien) 같은 도시의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을 만들어내어 사람들로 하여금 그 도시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문화 인프라는 도시이미지 제고, 일자리 창출, 재정수입 증대, 차별화된 문화 및 정체성 확립, 경제 활동의 활력 등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서울의 문화인프라, 미술관 클러스트에 새로운 요소 필요

한국의 주변 아시아 국가들을 보면, 동남아시아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휴양지로서 자리를 잡았고, 중국은 거대한 문화유산과 건축물을 자랑한다. 반면 한국의 수도인 서울은 상대적으로 관광지로서 경쟁력이 떨어져 관광객 유치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측면에서 서울은 문화 인프라를 통해 도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효율적이다. 특히 문화 인프라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시간적 제약이 적고, 입장료가 저렴한 미술관이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외 사례로 스위스 바젤은 '미술관의 도시 바젤'이라는 이미지를 정착시켰고, 독일은 베를린에 미술관 지구를 조성하여 중부유럽의 문화중심지가 되었다.  이들은 모두 미술관들이 밀집된 미술관 클러스트를 형성하였다. 더욱이 이들 도시에서의 각 미술관들은 차별화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하고,  스타 건축가를 영입해 미술관 자체를 관광명소로 만들고, 관광객을 위한 상품을 개발하고, 친근한 공간으로서 미술관을 소개하는 등 미술관 클러스트가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였다. 

예술의 전당 전시 내부 (사진=예민희 기자)
예술의 전당 전시 내부 (사진=예민희 기자)

 

서울에도 미술관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 존재한다. 종로구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미술관 클로스트로서 '서울'만의 특색있는 분위기를 형성하기에는 현저히 부족하다.

올해 초, 문체부는 'K-컬쳐가 이끄는 국가도약, 국민행복'을 비전으로  관광과 K-컬쳐의 매력적 융합(Convergence),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는 K-관광(Charming attraction), 편리하고 안락한 관광(Convenience)의 '3C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맹목적으로 단순히 K-컬쳐를 모든 분야에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지속가능한 방안은 아니다. 다만, K-컬쳐를 둘러 싸고 있는 배경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화, 젊은 세대의 문화적 향유, 소통, 흥미유발, 융합, 다양성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요소는 곧 '현대적인 렌즈'이다. 

서울은 문화와 역사가 공존하는 도시이며, 서울 사람이라고 칭하는 '서울라이트(Seoulite)‘는 굉장히 트렌디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뉴요커, 베를리너, 파리지엥과 비교해보아도 젊은 세대의 서울라이트는 트렌디하고 유행에 민감하며 그들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문화와 정체성이 중요한 시점에 서울에 형성된 미술관 클러스트를 현대적인 렌즈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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