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일가족 4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용의자는 딸과 연인 사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용의자 신모(32) 씨는 일가족의 시신이 발견되기 하루 전날인 24일 오후 4시 12분쯤 피해자들의 아파트에 찾아갔다.


당시 신 씨는 피해자 조모(65) 씨가 귀가하는 장면을 확인한 뒤 1층에서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왼손에는 검은색 큰 가방을 든 채 아파트 문을 들어가는 장면이 CCTV에 잡혔다.


이후 오후 5시 52분쯤 조 씨의 어머니인 박모(84·여) 씨와 오후 6시 43분쯤 아내 신모(57·여) 씨가 귀가하는 모습이 차례대로 CCTV에 확인됐다.


딸 조모(33·여) 씨는 신 씨가 침입한 지 8시간 후인 25일 오전 0시 7분쯤 집으로 들어간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 조사결과 신 씨가 들고 온 가방 안에는 56종의 물건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둔기뿐만 아니라 전기충격기, 질소가스통 등도 모두 발견됐다.


경찰은 신 씨가 범행 이후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밀하게 계획해서 갔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사전에 미리 범행을 준비한 뒤 집안에 들어온 사람들을 순차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견 당시 조 씨와 어머니, 아내 시신은 화장실로 옮겨져 시신을 쌓아두고 비닐과 대야를 덮어둔 상태였다.


딸인 조 씨는 특히 잔인하게 살해됐다. 다른 가족들이 흉기와 둔기 등으로만 살해된 데 반해 딸의 몸에서는 흉기와 둔기뿐만 아니라 목이 졸린 흔적 등도 나왔다.


경찰은 용의자와 일가족과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유족 상대로 조사한 결과 신 씨와 딸 조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동거생활을 하다가 최근 헤어진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용의자 어머니 진술에 의하면 신 씨가 헤어진 이후 많이 힘들어 했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경찰은 주거지 내 신 씨가 사용한 컴퓨터에서 전기충격기 사용방법과 방범용 CCTV 위치 확인 사진 등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CCTV를 분석한 결과 사망한 일가족과 용의자 이외에 다른 출입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용의자와 일가족 부검을 진행 중이다"고 설명했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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