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정계 복귀를 점쳤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1월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세훈, 유승민이 한국당에 들어온다 해서 당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이 사람들이 이전과 다른 게 뭐 있나. 똑같은 얼굴에 똑같은 이미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시민 이사장을 언급하며 “정치권을 떠나 있으며 공백을 두고 자기 변신을 했다. 방송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싸가지의 대명사였는데 호감도를 엄청 높여놓은 거다. 보수층도 좋아하고, 이제 작가라는 타이틀을 붙여 지적인 이미지를 풍긴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저는 (정치권으로) 돌아올 거라 본다. 그런데 오세훈, 유승민은 이전과 뭐가 다르냐. 똑같다. 기껏 오세훈 전 서울시장 한 게 예능 좀 한 것”이라고 비교했다.

아울러 그는“바른미래당이 그동안 ‘우리 당은 다르다’, ‘자유한국당하고 다르다’(고 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라며 바른미래당의 미래를 회의적으로 봤다.

정 전 의원은 내년 2월에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오 전 시장이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거기 나오는 사람들 다 그만그만한데 (오 전 시장이) 비교적 신선하다. 홍준표 대 오세훈 이렇게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정두언 전 의원을 비롯한 정치권 일부 인사들은 유시민 작가의 대권 경쟁력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또한 유 작가의 '변화하는 권력의지'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한 방송에서 '유시민 작가도 타의에 의해 문재인 대통령처럼 정계로 호출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타의에 의한 것이 아닌 본인의 셀프호출로 대권경재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대권경쟁은 마치 마약과 같은 것이라서 지지율 상승이라는 자극을 받으면 대권도전 욕구가 급상승한다는 게 한국 정치의 오랜 불문율이라는 것이다. 유 작가의 권력의지가 높은 데다 '시민광장'과 같은 노사모 형태의 팬 지지층도 탄탄하다. 본인의 하드웨어와 팬클럽의 소프트웨어가 상호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같은 말을 해도 싸가지 없이 들리던' 건방진 이미지가 그동안의 예능 출연과 강연, 집필 활동을 통해 거의 탈색되었다는 점이다.


유시민은 정계를 떠날 당시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고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놀라 정치를 떠날 때가 되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정적들과 전면전 강경책을 선호하던 그의 정치력 탓인지 외모도 전투적으로 변했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수많은 적과 비호감 적대층을 낳았다. 유시민에게는 이런 안티 기류가 더 뼈아팠을 것이다.


그가 '이제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수건을 던진 것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그의 정계복귀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단 박원순 이낙연 김부겸 김경수 등 경쟁자들의 정치력이 유시민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 산전수전 다 겪은 유시민과 여타 여권 대권주자들과는 체급에서 차이가 조금 나는 편이다. 정두언 전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보수층에서도 좋아한다고까지 호평하고 있다. 이는 보수중도층의 지지층 흡입마저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유시민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자신일 것이다. 천성적으로 자신과 의견이나 철학이 맞지 않으면 그는 일단 공격적이고 되고 물고 뜯는 형이다. 이런 점은 타고난 것이라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가 만약 현실정치로 복귀한다면 또 다시 정적과 안티층을 양산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지금이야 편안하게 대중들의 기호에 맞는 '올바른 소리'만 하면 그만이지만, 필연적으로 피아를 구분해야만 하는 정치로 복귀할 경우 유시민의 분열형 리더십(통합형이 아닌)이 다시 터져나올 수 있다.


유시민의 현재의 지적인 이미지와 대중친화적 예능 본색이 그간의 유시민 본성에서 완전 바뀐 것인지, 아니면 카메라 앞에서 카멜레온이 되었던 것인지, 그가 정치에 복귀하는 순간 그 대답이 보일 것이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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