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종료됐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오후 제2차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호텔에서 합의문 서명없이 각각 숙소로 복귀했다.


백악관은 북미정상이 아무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함께 가질 예정이던 오찬도 취소됐다. 이로써 핵없는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양 정상의 담판이 큰 인식 차이로 인해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여정이 기로에 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2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4시)에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전날 오후 단독회담과 만찬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도 오전 8시55분께부터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진행했다.


정치권에서는 트럼프의 '김정은 길들이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너무 쉽고 안일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협상을 서둘렀지만, 오랜 기업가 활동으로 협상에 일가견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실리전략으로 돌아서 파국이 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차후'를 기대한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이는 일종의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그동안 양국이 전력을 다해 회담 준비를 해온 만큼 협상의 결렬 후유증은 상당히 클 전망이다. 양국의 협상 결렬은 한국 정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빅딜'에 큰 기대를 걸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입지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김정은 위원장도 타격을 받게 됐다. 중국을 종주하다시피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지만 협상 결렬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향후 북한 외교의 운신 폭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다시 강경 대북제재로 돌아설 경우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아직 양측의 물밑 외교라인 첩촉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양국 정상의 대타협 이상의 결과는 나오기 힘들 전망이다. 바야흐로 한반도에 또 다시 어두운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국내정치가 올스톱된 상황에서 협상 결렬에 따른 야당의 공세가 격화될 경우 정국은 더욱 꼬일 전망이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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