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쟁 '신호탄' 쏜 각당 스피커 누구?


4.13 총선이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민심은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 123석을 안기며 원내 1당을 만들었습니다. 새누리당은 1석 부족한 122석을 얻었지만 참패했다는 게 중론입니다.


안정적 3당 체제 구축에 나섰던 국민의당은 38석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20석)을 쉽게 갖췄고, 특히 호남서 더민주에 압승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 자료=네이버




고작 일주일 지났을 뿐입니다.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각 정당에서는 차기 당권 다툼에 치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당내 '저격수'로 통하는 이들이 각종 인터뷰와 SNS를 통해 당권 경쟁에 신호탄을 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네요.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20대 총선 승리의 기쁨도 잠시,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화제의 중심은 단연 정청래 의원입니다. 4.13 총선에서 컷오프된 이후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전국을 돌며 유세 활동을 벌였던 정 의원은 선거 열기가 채 식기도 전, 슬며시 독설 본능을 드러냈습니다.



▲ 정청래 의원 트위터




"나는 친노도 비노도 아니다. 홀로다. 불의에는 격노하는 정의파다. 내 이름앞에 친노니 친문이니 당신들만의 해석을 떼라. 나는 정당민주화를 위한 독립운동을 할 뿐이다. 독립운동하는 사람에게 해방후 무슨 자리 차지할거냐?고 묻지마라!" -4월 18일


이와 함께 정 의원은 "이번 총선 '사심공천 5인방'을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해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그가 언급할 인물로는 김종인 위원장을 비롯해 박영선 전 원내대표,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 홍장선 공천관리위원장 등이 거론됐습니다.


'내부 총질'이라는 안팎의 비판 여론에도 정 의원이 목소리를 낸 데는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기 위해서라는 의견이 대두됩니다. 당 대표로 나서기 위해선 먼저 김종인 대표 합의추대를 저지해야만 하겠죠.


이미 김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전까지 당을 맡아달라고 했다"면서 합의 추대를 바라고 있지만, 당 주변에서는 "사실상 추대가 쉽지 않다"며 한 발 물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국민의당 홈페이지



국민의당에서도 20대 국회에서 당을 이끌 인물을 두고 물밑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선두에서 깃발을 흔든 이는 '정치 9단' 박지원 의원입니다. 박지원 의원은 '원내대표직'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일축하고 당 대표 출마를 시사했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 19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차기 대권에 관해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문재인으로 확정돼 있지만 안철수는 자기만이 당 후보가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같이 경쟁하겠다고 했다"면서 "안 대표가 선출되면 선당후사하고 밀어야 한다"고 당권-대권 분리를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그치면 박 의원이 아니겠죠.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안철수 상임대표를 향해 "다 먹으려고 하면 제2의 문재인이 된다"고 자극했습니다.


그런데 국민의당 역시 사실상 차기 대권을 안철수 상임대표로 정해진 것 아닌가요. 두 사람이 언제까지 합심해 당 지지율을 견인할 수 있을 지 흥미롭습니다.



▲ 세월호 2주기 `진도 쫄복탕 홍보`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던 박지원 의원.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총선 참패 이후 무겁게 가라앉으며 수습책 마련을 고심 중입니다.


너무 쉬운 방법은 택한 것일까요. 다음 국회에도 원내 1당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탈당 후 당선된 무소속 인사들의 복당을 시사하면서 내홍에 빠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무성 최측근'이자 '박원순 저격수로 통하는 김성태 의원이 '무조건 복당'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김 의원은 20일 'KBS'와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은 새누리당이 하루라도 빨리 받아들여야지 이게 국민 정서"라면서 "어떤 사람은 새누리당의 대참패를 가져오는 데 크게 기여한 사람, 그런 사람은 제1당이 안 됐다고 해서 아무 조건 없이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도 국민 정서"라며 '선별적 복당'을 주문했습니다.


전자는 유승민? 후자는 윤상현?


그런가 하면 김 의원은 원유철 원내대표에 비대위원장을 맡기자는 의견에는 "그 나물에 그 밥이 된다"며 반대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대표도 떠나보내고 마땅한 대권주자도 사라진 새누리당에서는 비대위원장 '외부 영입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과거 인명진 목사를 윤리위원장에 임명한 것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비대위원장 영입'으로 효과를 봤던 것을 재현해 보려는 것이겠죠?


▲ 새누리당 홈페이지



"민심을 받들어 정권교체 하겠다"는 더민주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국민의당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는 새누리당.


다 좋습니다만, 19대 국회 임기인 오는 5월 29일까지,

제대로 된 입법 활동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김임수 에디터 rock@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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