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아이오아이(ioi) 데뷔 쇼케이스를 위한 예매가 있었습니다. 아이오아이는 올 초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듀스 101'을 통해 구성된 11인조 걸그룹으로 데뷔 전부터 숱한 화제를 모으고 있죠.




매주 금요일 밤, 별다른 약속이 없을 때마다 보기 시작한 '프로듀스 101' 어느 순간 소녀들의 꿈을 응원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꿈의 시작이 될 쇼케이스를 볼 기회를 놓칠 수 없었죠.


그런데 불안합니다. 이번 쇼케이스 단독 예매처가 '멜론 티켓'이라는 생소한 곳이기 때문이었죠. '멜론 티켓'은 국내 최대 스트리밍 사이트 '멜론'이 지난 4월 오픈한 티케팅 사이트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별 맞춤 공연 추천과 팬-아티스트 간의 연결 서비스까지 제공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버는요? 예매자들이 원하는 것은 낙낙한 서버와 오류없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입니다. 인기 아이돌 콘서트 예매는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고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려는 '업자들(플미충)'까지 가세해 예매 과정에서 욕을 먹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옥션과 YES24도 피해가지 못했던 티케팅의 악몽을 멜론은 피할 수 있을까요.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 것일까요. 멜론 티켓은 사이트 오픈 이후 호기롭게 시아준수 콘서트 단독 예매처로 나섰습니다. 결과는?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뜬 #멜론티켓_병신아, 다음 아고라에 뜬 서명운동으로 보아 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오아이는 데뷔 전인 그룹이고 시아준수에 비해 팬덤이 크지 않겠으나 문제는 쇼케이스 좌석이 3000여석뿐이라 점입니다. 비슷한 결과가 예상되지만 시도를 안 할 수는 없죠. 치성을 올린 뒤 간만에 멜론에 접속해 봅니다. 사이트 서버시간을 확인 한 뒤 '2:00:00' 신호에 맞춰 예매하기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어라? 대기순번 989번 째? 저 성공하는 건가요?





9분여 기다린 뒤 좌석선택으로 이동. 자리 넉넉하고요. 남자라면 A열 스탠드로 직행합니다.





하지만 다음 버튼을 누를 때마다 '다른 고객님이 결제 중인 좌석입니다'라는 안내만 보입니다. 이후 몇 번을 시도해봐도 마찬가지. 희망고문이 따로 없습니다.





결국 결제까지 가보지도 못한 채 판매마감 문구를 보게 되네요. 인터XX에서는 30초면 끝날 3000석 규모 쇼케이스 예매에 약 25분이 소요됐습니다. 예매도 못 하고 희망고문에 시달린 제 멘탈과 시간은 누가 보상해 주나요?


네? 뭐라고요? 멜론 티켓이 2016년 드림콘서트 단독 예매처라고? 멜론 티켓 잘 들어, 결코 팬덤을 놀라게 해선 안돼.


김임수 에디터 rock@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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