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 잊고 있었네요. 엄마아빠도 한때 예쁘고 멋진 남녀였다는 사실을

첫날 엄청난 스케줄을 소화하고도 아침 일찍 일어나신 엄마, 아빠 덕분에 일요일 '오전'에 눈을 뜨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ㅋㅋ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태로 물었죠.


"오늘은 어디 갈래요? 선택지는 두 개 있습니다. 쇼핑 아니면 관광"


"두 개 다 하고 싶은데?


........엄마아빠를 과소평가했나봅니다 ㅋㅋ



아침을 챙겨먹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용인 한국민속촌까지 왔습니다. 용산에서 출발해 버스 한 번 갈아타니 1시간 20분쯤 걸리더라구요. 가는 길에 소셜사이트에서 자유이용권이 포함된 입장권(15,000원)을 구입했습니다. 왔으니 일단 기념촬영 '찰칵'



마을입구를 지키는 장승과 인사를 나누고



실제로 유기그릇, 농기계, 칼 등을 만들고 계시더라구요.

신기하긴 한데 보기만 해도 덥다....



진짜 조선시대 같죠?



엿 한 봉지 사먹고 마주한 나루터.

땡볕에도 아이들은 재밌다며 나룻배 체험을 하고 있었어요.



진도민가에 살고 있는 유명한 '풍월이'와 '진순이'도 만나고~



진짜 무당집이 있어서 놀랐어요.

실제로 점을 봐주고 있더라구요~



더위에 지칠 때쯤 발견한 물레방아 앞에서 사진도 찍어보고~

점심시간이 됐으니 밥이나 먹자며 장터를 찾았는데


헉!!!!



이 줄은 다 뭐다...

어제의 밤도깨비야시장이 절로 나네요?

결국 커피, 미숫가루로 허기만 달랜 뒤 다시 움직입니다.



민속촌 구석구석 신기하고 재밌는 것들이 많았는데 더위에 지쳐 제대로 보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여름에 가시는 분들은 꼭 더위에 대비해서 가세요! 초딩도 조용하게 만드는 더위였습니다 ㅋㅋ




끼약!! 거지다!!


한국민속촌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건 요런 콘셉트를 가진 아르바이트생들 덕분인데요. 민속촌 곳곳에 거지, 기생, 무사, 포졸, 사또, 주모, 악사, 장사꾼, 광년이 등으로 분장한 아르바이트생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가끔 이 알바생들을 상대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분장하고 찾아오기도 해요.


역할에 충실한 거지는 화려한 입담으로 바가지를 돈으로 가득 채우더라구요.

"우와, 돈 많은 거지네"라고 했더니 "부러우면 니가 거지 해라"며 바가지를 줘서 도망쳤어요 ㅋㅋ



허위무사는 싸움은 안 하고 커플이랑 놀고 있었어요.

그러다 칼을 슬쩍 만지니

"아니 조선 최고의 검을!!!"이라면서 갑자기 무사 놀이.

민속촌 구경보다 아르바이트생 찾아다니는 재미가 더 쏠쏠했네요.



거지와 무사의 만남. 근데 서로 신경을 안 써요 ㅋㅋ



여기는 가장 인기가 좋은 관아입니다. '웰컴투 조선' 프로그램 중 마당극 '사또의 생일잔치'가 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마당극을 보지 못해 너무 아쉬웠지만 포졸, 사또 등이 관람객들과 즐겁게 놀아줍니다~ 장난으로 곤장도 때리고 하는데 어린 애들은 무섭다며 울고불고 ㅋㅋ

그 모습이 더 웃겨서 다 같이 웃고 :)



한국민속촌은 사진찍기도 좋아요. 데이트스냅, 우정사진, 가족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여럿 봤습니다. 한복을 차려입고 독특한 콘셉트로 사진을 찍더라구요. 이곳은 한복을 입고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곳입니다.


아, 18일부터는 '수박서리'로 유명한 '시골 외갓집의 여름' 행사도 진행하니 한국민속촌 홈페이지를 참고하셔서 시간 잘 맞춰 가보세요. 가족 나들이, 데이트로 강추!



너무 더워서 놀이공원은 구경만 하고 대신 녹두전과 불고기를 먹고 민속촌을 나왔습니다. 공연을 많이 보지 못해서 다음에 또 오기로 했어요!



갑자기 음식사진이 튀어나온 이유는?

한국민속촌에서 바로 가산 롯데아울렛팩토리로 넘어가 쇼핑을 했기 때문이죠..진짜 체력이 대단!! 이것저것 사고 저녁은 마리오아울렛에 입점한 '불고기브라더스'에서 해결했습니다. 동생 친구까지 와서 5명이서 배터지게 먹었네요.



스끼야끼와 매콤치즈불고기를 먹었는데 둘 다 괜찮았어요. 마리오아울렛점에서는 매콤치즈불고기 2인분을 시키면 1인분을 더 주는 행사도 하고 있다는 사실!


진짜 산 넘고 물 넘어 하루를 꽉 채워 보내고 저녁엔 기절 ㅋㅋ

눈 뜨니 아침이더라구요.


마지막 날의 메인 코스는 미용실입니다.

엄마를 위한 코스냐구요?

노노노노~아빠입니다!



평생 목욕탕 이발소만 다니신 아빠. 57년 인생 처음으로 미용실에 방문했습니다. 워낙 뻣뻣하고 굵은 머리카락인데다 가마 모양까지 특이해 스트레스를 받으셨던 아빠가 파마를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뭐 하나 할 때마다 온 가족이 빵빵 터졌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지켜보던 엄마도 살포시 앉으시더니 컷 해달래요 ㅋㅋ 서울은 드라이 기술도 다르다는 명언을 남기셨습니다. 하하하하


아빠, 엄마도 똑같은 남자, 여자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나봐요.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그래서 두 달에 한 번씩 머리하러 서울에 오신답니다 ㅋㅋㅋ




쨔쟌- 2시간의 결과물입니다. 머리를 감아도 삐죽 튀어나오던 뒷머리는 차분히 자리를 찾았고 흰머리마저 쭉쭉 뻗어나가던 머리카락이 굽실해졌어요. 머리를 감고 나오면 더 곱슬곱슬한데 아직도 엄만 그 모습만 보면 데굴데굴 구르신다는 후문이 ㅋㅋ


이날 아빠는 혼자서 셀카를 100장 찍으셨습니다!





특이하고 신기한 음식 맛보는 걸 좋아하는 아빠, 엄마를 위해 서울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타이음식으로 정했습니다. 팟타이, 뿌팟퐁커리, 차돌박이숙주볶음, 짜조 등 여러가지를 시켰는데 하나도 남김 없이 싹슬이~



식사 후 젊어진 아빠는 동생과 똑같은 옷 가게에서 쇼핑을 하시고 ㅋㅋ


팥빙수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디저트는 근처 '옥루몽'으로!


한 그릇 8,000~12,000원하는 가격에 1차 놀람.

한 수저 맛보더니 2차 놀람.


입 짧은 동생도 "조금만 먹고 말랬는데 이건 계속 넘어간다"며 맛있게 먹어 뿌듯했습니다. 크게 달지 않지만 고소한 팥과 시원한 우유 얼음의 조화는 환상~팥 한 알 남기지 않고 다 먹었어요.



기차시간이 애매하게 남았길래 홍대 '퍼니랜드'에서 놀다가

주토피아 '닉'을 드디어 뽑았습니다!!


엄마는 심장이 떨린다며 뽑는 걸 제대로 보지도 못하시고

아빠는 인간승리래요 ㅋㅋㅋ


이렇게 2박 3일 서울나들이를 마치고 다들 돌아가니

복작거리던 집이 휑하니 뭔가 허전하네요 :)


박민정 에디터 pop@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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